차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차원을 넘는다. 차를 마시는 것에 대해 우리 선조들은 ‘도(道)’를 붙였다. 다도, 즉 차를 마시는 것은 도를 닦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차, 그거, 그냥 마시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온당한 도리가 아니다. 와인을 마시는 이들이 와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심지어 유학까지 다녀오는 것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본다. 하물며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차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차에도 서양과 동양의 대표차가 있다.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양, 특히 우리의 차로는 녹차가 있을 것이고, 서양의 차로는 커피가 대표적일 것이다. 와인을 마시며 와인학을 논하는 이들은 대중적 파급력을 갖고 널리 번지고 있지만, 차와 커피를 가지고 그 의미를 논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몇몇 한복 차려입은 이들에게나, 또는 남미나 커피가 나는 나라를 다녀온 소수 커피 마니아에게나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가 않다. 차와 커피에 얽힌 철학과 역사, 정신은 그 깊이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점에 착안해, 불교진흥원에서 9월 화요강좌 주제로 차와 커피를 선정했다.

‘문화로 읽는 우리 차와 커피 이야기-은은하게 부르는 차(茶), 진하게 유혹하는 커피’라는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다. 단 두 번 강의로 차와 커피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이를 논하는 자리의 말석에는 앉을 수 있는 상식 이상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다 알다시피, 문화와 식습관이 달라지면서 우리의 마실 거리들도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그 수많은 음료들 가운데 차와 커피만큼은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킨다. 돌이켜보면 차와 커피처럼 동서양에서 오랫동안 인류의 사랑을 받아 온 음료도 없다.

세상의 온갖 식물의 잎과 열매들 가운데 유독 커피와 차만이 오랜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또 흔히들 말하는 동양의 차와 서양의 커피는 무엇이 다를까.

그 이면에는 단순한 맛과 향기 이상의 차이가 있다. 차와 커피를 마시는 것은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와 삶을 마시는 일이기 때문이다.

선가(禪家)에 ‘다반사(茶飯事)’라는 말이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 일반적인 일’, ‘예삿일’ 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그 다반사 속에 도와 진리가 있다. 커피와 차를 마시는 일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커피 홀릭’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도대체 커피가 무엇인대, 홀릭이란 말이 쓰일까. 과연 커피에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것일까.

가을이 짙어지는 9월의 강좌에서 차와 커피에 대해 천착해보자. 단 이틀 저녁, 네다섯 시간의 투자로 차와 커피의 심오한 세계를 맛보는 것도 알찬 일이 아닌가.

2009년 9월 8일 화요 열린강좌 안내 일시 : 2009년 9월 8일, 22일 화요일 저녁7시 서적: 류건집 선생의『한국차문화사』(이른아침), 박종만 관장의 『커피기행』(효형출판) 장소: 마포 다보빌딩(BBS) 3층 다보원/ 회비: 월 1만 원(2회 수강) *회비 내실 곳 : 국민은행, 827901-04-004602(예금주 : 대한불교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