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작업…20권 짜리〈백용성 대종사 총서〉 발간
만해 스님에 이어 근대 고승 전집으로는 두 번째 성과물

12월 13일 출간 고불식을 가진 〈백용성 대종사 총서〉
기미년 3·1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계 대표는 만해 스님과 용성 스님이다. 만해 스님은 시인으로서 또 민족운동가와 불교개혁가로서 명성을 얻었지만, 용성 스님은 그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이다.
(재)대한불교조계종 대각회(이사장 혜총 스님)는 용성 문중을 중심으로 백용성 대종사의 자료 수집과 자료 영구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13년 보광 스님(동국대 총장, 대각사상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백용성 대종사 총서 간행위원회’를 구성했다. 여기에는 대각사상연구원, 동국대 불교학술원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 동국대출판부 등이 합류했고,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 이재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등이 주축이 돼 4년간 정성을 들였다. 용성 대종사 은법제자 동헌 완규 스님, 죽림정사 조실 불심 도문 스님의 자료 제공과 법안정사 회주 봉안 효경 스님의 사업비 지원 등에 힘입어 출간작업은 순조로웠다.
이번 총서 발간으로 용성 스님은 만해 스님에 이어 전집이 나온 두 번째 근대 고승이 됐다.
〈백용성 대종사 총서〉는 모두 20권으로 Ⅰ그룹(1~8권)은 번역본 총서이다.
1권은 ‘선사상’ 관련 저작으로 〈용성선사 어록〉, 〈귀원정종〉, 〈청공원일〉, 〈수심론〉을 담았다. 2권은 대각교운동을 통해 펼쳐보인 ‘대각사상’ 관련 저작으로 〈선문촬요〉, 〈심조만유론〉, 〈각해일륜〉, 〈임종결〉, 〈대각교의식〉, 〈석가사〉, 〈불문입교문답〉, 〈오도의 진리〉, 〈오도는 각〉, 〈대각교중앙본부 도서목록〉을 묶었다.
‘대승사상(1), (2)’로 명명된 3, 4권에는 〈불설법망경연의〉, 〈각설범망경〉, 〈신역대장경 금강경강의〉, 〈신역대장 금강마하반야바라밀경〉, 〈상역과해 금강경〉, 〈수능엄경 선한연의〉, 〈조선어능엄경〉, 〈대방광원각경〉, 〈대승기신론〉, 〈천수경〉, 〈지장보살본원경〉 등이 들어 있다. 5, 6권은 ‘화엄경(1), (2)’로 〈조선글 화엄경〉이, 7권은 기고문, 서간문 등 신발굴자료, 8권은 총목차 및 색인으로 각각 짜여졌다.
Ⅱ그룹(9~20권)은 영인본 총서로 원본을 고해상도로 촬영해 세트로 만들었다. 가격은 Ⅰ그룹(60만 원), Ⅱ그룹(50만 원)을 합해 1백10만원으로 책정됐다.
간행위원회는 총서 발간과 관련 “용성 사상의 진수를 알 수 있도록 용성의 모든 자료를 최대한 집대성해 용성의 저술을 우리말로 옮겨 알기 쉽게 편찬했다.”면서 “추가 발굴된 자료들은 재판 출간 시 삽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용성 대종사 총서> 출간을 알리는 고불식이 12월 13일 (재)대한불교조계종 대각회 주최로 서울 양천구 목동 법안정사에서 죽림정사 조실 도문 스님, (재)대한불교조계종 대각회 이사장 혜총 스님,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 조계종종회의장 원행 스님, 조계종포교원장 지홍 스님 등 5백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됐다.
총서 출간 고불식을 마치고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혜총 스님(사진)은 인사말을 통해 “용성 큰스님은 수행, 민족운동, 역경, 사상서 집필, 선농불교, 포교, 불교정화 등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이 자료집은 용성 큰스님의 위대성, 역사성, 가치성을 종합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현대 출판사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보광 스님(사진)도 “본 총서 발간은 용성 대종사님의 연구가 진일보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이 사업은 근현대 한국불교 고승에 대한 연구 및 자료 축적에 모델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도문 스님은 법어에서 “용성 진종 조사는 대한제국 부흥운동을 대한민국 수립운동으로 향도한 온 겨레의 육신보살인 동시에 근세불교 역경의 초조, 정화의 초조, 선농불교의 초조”라면서, 한·중·일 동양 3국인의 조상의 원류가 동근동본인 동포애로써 거시적 안목의 민족사관을 재정립하여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라는 지침을 내리신 교시자이다.“라고 설했다.
백용성 대종사(1864~1940)는?
전라북도 남원군에서 출생했다. 해인사에서 출가해, 23세에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전국 각 사암에서 경전 열람, 참선을 하면서 정진했다.
1910년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기자 산중 수행을 정리하고, 1911년(48세)에 상경하여 선(禪0 포교에 나섰다. 항일불교인 임제종운동을 전개했으며, 대각사를 짓고 불교 중흥에 전념했다. 1919년 3월 1일, 만해 스님(한용운)과 함께 민족대표 33인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하였으며, 이로 인해 서대문 감옥에 2년간 수감했다.
1921년 출옥 후 삼장역회를 조직하여 불경을 한글로 옮기는 역경불사에 나섰다. 한국불교의 전통과 계율을 수호하기 위해 대각교를 창설했다. 만일참선결사회, 대처식육 반대, 선농불교, 도회지 포교 등에 헌신했다. 『금강경』, 『화엄경』 등 10여 경전을 역경했고 『귀원정종』, 『각해일륜』 등 20여 종의 저술을 남겼다.
정부는 독립운동의 공로를 기려 건국공로훈장(1962)을 수여했다. 스님의 문도들은 스님의 사상, 유업을 계승하기 위해 1969년에 재단법인 대각회를 발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