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으로 분장하거나 장신구로 치장하지 않겠습니다. 크고 호화로운 침구를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식사하지 않겠습니다.” 이는 팔재계중 일부이다.
재가불자들이 지켜야할 계로는 보통 5계를 떠올리지만 팔재계도 재가불자들이 수지하는 계이다. 포살일에 특히 수지가 권장되는 팔재계는 5계중 불사음이 불비범행으로 바뀌고, 앞서 소개한 3가지 계가 추가된다.
불살생, 불투도, 불비범행(不非梵行), 불망어, 불음주, 불비시식(不非時食), 불가무관청(不歌舞觀聽), 불향유도신(不香油塗身), 불좌고광대상(不坐高廣大床)의 9계중 불비시식이 빠지거나 불가무관청과 불향유도신을 하나로 묶어 팔재계가 된다.
불비범행은 부부관계조차 떠난 완전한 금욕을 의미하고, 불비시식은 정오부터 다음날 해 뜰 때까지 식사하지 않는 것을, 불가무관청은 노래나 춤을 보거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불향유도신은 향이나 기름으로 몸을 분장하거나 장신구로 치장하지 않는 것이며, 불좌고광대상은 높고 넓은 큰 평상에 앉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재가불자들에게 5계가 있음에도 포살일에 팔재계를 지켜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5계에 더해진 계들은 보통 수행자들에게 요구되는 계로 평소에는 수행자들처럼 생활할 수 없는 재가불자들이 포살일 만이라도 수행을 통해 청정한 삶을 살도록 하기위해서이다.
『불설우바이타사가경』을 보면 부처님이 우바이 타사가에게 팔재계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존경할만한 수행자는 살생할 생각이 없나니, 포살일에 계를 가지는 것도 그처럼 해야 한다.” 불살생계에 관한 가르침으로 다른 계에 대해서도 이처럼 설명하고 있다.
단 하루만이라도 수행자들의 청정한 삶을 본받자는 취지의 팔재계는 고려시대에는 국가차원의 행사로 봉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전통을 되살려 포교사단(단장 강홍원)은 매년 팔재계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올해로 7번째를 맞이하는 포교사단의 2009팔재계법회는 9월 5일부터 6일까지 김제 금산사에서 봉행된다.
강홍원 단장은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서 포교사들은 재가지도자로서의 기본, 수행의 기본인 지계의 실천으로 소중한 삶을 나누고자 한다”며 “팔재계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도록 정진하고 불자의 기본자세를 바르게 세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교사단의 팔재계법회는 5일 금산사에 포교사들이 집결한 뒤 오후불식을 시작으로 팔재계 수계의식과 천수경, 금강경 독송, 108배 대참회 등 철야정진과 탑돌이, 서원의식, 사경지소각 등 발원의 시간을 갖는 등 법회가 열리는 날에는 온전히 수행의 삶을 실천한다.
한편 법회가 끝나는 6일에는 제 14회 신규포교사 및 제3회 전문포교사 품수식도 함께 치러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