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어회 작가 12명, 15일부터 두 번 째 불교회화전

“2017년 대만·체코 전시 준비 중”

인도, 티벳, 부탄에서는 물고기를 만물창조의 신으로 본다. 인도 갠지스 강에서 늘 행해지는 화장, 수장에는 ‘원초적인 귀향’, 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불가에서는 불교예술을 조성하는 사람을 창조의 신인 물고기에 비유해 금어(金魚)라 칭한다.

일설에는 부처님께서 극락의 못에 금어가 없는 것을 보고 현세에 부처상을 묘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세에 극락의 금어로 환생시켜 주겠다고 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금어’를 화승의 호칭으로 사용한 것은 조선시대부터이다. 1495년도 윤필암(閏筆庵) 석가모니불도 화기에 표현된 ‘금어’가 최초의 표기이다. 요즘도 단청(丹靑)이나 불화(佛畵)를 그리는 일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활용된다.

젊은 금어 12명이 모여 전시회를 갖는다. 12월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 2전시장에서 열리는 제2회 금어회 불교회화전’이다. 금어회는 한국전통미술청년작가협회(회장 호종현)의 약칭이다. 이들은 1인당 3~4점씩 출품한 총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금어회 호종현 회장

이들은 전통문화를 그대로 재현해 내는 ‘장인’과 창조력이 중요시 되는 ‘작가’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년작가들의 장을 열어간다. 불교 안에서 각 전시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 안에서 자신들만의 표현기법으로 자신들의 부처를 그려낸다. 청년들로 이루어진 모임이라 섣불리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으나 그들의 활약상을 들여다보면 앞으로의 불교미술의 밝은 앞날을 전망할 수 있다.

송광사, 옥천사 등 사찰의 문화재급 불화를 보수, 모사하거나 불화조성에 참여한 전문 불화 문화재 보수 장인이 있는가 하면 한국화, 서양화, 사진, 조각, 티벳탕카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실력파 작가들도 있다.

2015년에는 일본 나고야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쇼군의 장군 가문 사찰인 헤이덴지(平田寺)에서 매년 개최하는 용신제에 초청을 받아 ‘용’을 주제로 해 10명의 금어회 작가들이 전시를 주최했다. 2017년에는 대만 타이베이, 체코 프라하 등의 갤러리에서 초청전시를 의뢰받아 놓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美佛’ 혹은 ‘未佛’을 주제로 다양한 자신만의 표현기법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일반인에게 쉽게 풀어 보고자했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호종현 회장은 “한국불교미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자 2018년에는 프랑스 파리 전시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며, “단체의 지속적인 발전과 작가들의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사단법인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불일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구담 스님(사진)은 “금어의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제2회 국내전을 갖는 이들의 활약상을 들여다보면 불교미술의 밝은 앞날을 예견할 수 있다.”면서, “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젊은 불모 단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불교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