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불교도대회는 전국에서 20만 불교신자가 운집해 종교편향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부각시켰다. 그러나 대회에 감정은 있었지만 감동은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해 8월 27일 종교편향에 대처하기 위해 불교계가 분연히 일어나 서울광장에 20만이라는 초유의 불교신자가 모여 개최한 범불교도대회는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것이 불교계의 전반적인 평가였다. 그런데 이를 지켜본 불교 밖의 시선은 불교내부의 시선과는 달랐다.

8월 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범불교도대회 1주년 기념 세미나’서 한국경제 서화동 기자는 “범불교도대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불교인과 비불교인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화동 기자는 “개인적으로 범불교도대회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사는 쓰지만 범불교도대회의 내용에 동의하지는 못한다는 기자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종교편향에 대처한다고는 하지만 밖에서 보면 결국 양쪽이 함께 싸우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서화동 기자는 “누가 나를 모함하거나 비판할 때 여느 사람처럼 화를 내고 미움을 갖는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디로 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서화동 기자는 “20만명이 모여 대통령의 사과와 경찰청장 사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다른 종교에 대해 배려하지 못한 채 자기 종교만 내세웠던 그들을 가엾게 여기고, 그들이 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호소하고 설득하며 기도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는 또 “공직자들의 개인적인 종교편향 행위를 불교계에서는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은가도 생각해야 한다”며 “기독교는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힘든 구조이며 성시화 운동 등도 과민반응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 행동에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불교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서화동 기자는 “이런 모습이 개신교신자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서화동 기자는 “‘부처님은 자신을 미워하고 해치려 한 사람을 연민했지 결코 힘으로 윽박지르지 않았다. 연기와 중도를 알면 절대 힘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숫자도 힘이다’는 지난해 벽송선회 입재시 고우 스님의 법문이 생각난다”며 “이상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종교적 관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광서 교수는 “종교편향의 문제는 수십년간 발생해 온 문제”라며 “불교는 여유부릴 상황이 결코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광서 교수는 “종교편향의 문제는 이미 제도화 된 것과 마찬가지라 대응이 필요하다”며 “종교강요에 항의한 한 고등학생이 강요를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이사를 가는 것뿐이라는 교육청의 답변이야말로 종교편향이 제도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여유를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느냐”는 박광서 교수는 “한국은 개신교 국가인 미국보다 더 비기독교인들이 살기 불편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배타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서 교수는 “개신교는 ‘다른’ 것‘을 ’그른 것‘으로 가르치며 타문화·타종교를 무시하고 파괴하는 것을 선교성과로 내세웠다”며 “개신교의 배타성과 공격성이 중단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슈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박광서 교수는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며 “공동체란 불교대중만을 뜻하는 것은아니고 출가승가만은 더더욱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박광서 교수는 “국민전체의 행복을 위해 거시적 시각에서 잘못 된 것을 바로잡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불교계의 이익만을 위해 나서는 모습은 불교적이지도 않고 국민의 비웃음만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서 교수는 또 “불교계는 구체적인 사실과 정확한 언어로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며 “세상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할 말은 아예 꺼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박광서 교수는 △시대와 호흡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불교계 내의 도덕적 헤이와 일탈 등 반사회적 문제에 대한 신속한 처리 △종교문제에 대해 대화도 필요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압박하는 양면 전략 구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