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연구원, 12월11일 오전 10시30분 잠실 불광사 보광당에서 시상
김진무 박사

조현봉 박사

최원섭 박사
김진무 박사(원광대 강사), 조현봉 박사(동국대 강사), 최원섭 박사(금강대 HK연구교수)가 제5회 전법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청대(淸代) 팽제청(彭際淸)의 불교부흥과 거사불교’, ‘협조적 전법교화 체제 활성화를 위한 재가 포교사 리더십에 관한 연구’, ‘방송 매개 전법을 위한 불교 콘텐츠 구성 방향’ 제목의 논문을 각각 제출했다.
불광연구원(이사장 지홍스님)은 고려대 조성택 교수, 동국대 김호성 교수, 중앙승가대 김응철 교수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11월 20일 심사회의를 개최하고 상기의 논문을 제5회 전법학술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전법학의 관점에 부합하는 △논제의 적합성, △학술논문으로서의 완성도, △내용의 독창성, △포교현장에서 실현가능성, △학문적 기여도라는 5개 분야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시상식은 12월 11일(일) 오전 10시 30분 잠실 불광사 보광당에서 진행된다. 시상식에 이어 수상논문에 대한 발표회도 함께 가질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각 300만원씩이 수여되며, 불광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전법학연구> 제11호(2017년 1월 30일 발간)에 해당 논문이 게재된다.
제5회 전법학술상 공모에는 모두 16편의 연구계획서가 들어와, 최종적으로 10편의 완성논문이 접수됐다. 전 연도에 비해 응모 수가 늘었고, 주제 역시 전법과 교화에 대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제시됐다. 회를 거듭할수록 학술상 제정 취지에 부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올해는 대상에 해당하는 바라밀상(상금 5백만 원) 수상자는 선정하지 못했다.
불광연구원은 전법(傳法)과 교화(敎化)에 대한 학술적 담론을 개발하고, 현대사회에서 전법의 방향과 내용을 탐구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불교학을 개척하기 위해 2012년부터 전법과 교화를 주제로 하는 학술논문을 공모해 시상하고 있다. 공모주제는 전법과 교화에 대한 전반적인 주제를 대상으로 하되, 세부적으로 ▲전법교화에 대한 불교사상 연구 분석, ▲전법교화의 역사적 사례 및 전법에 헌신한 인물 탐구, ▲전법교화의 모범사례 발굴과 해외사례 비교연구, ▲전법교화의 현대적 방법론 제시, ▲미래지향적 전법론과 방법론 제시 등으로 구분해놓고 있다.
◆ 수상작 요지
① 김진무, 「청대(淸代) 팽제청(彭際淸)의 불교부흥과 거사불교(居士佛敎)」
본 논문은 학술논문으로서의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특히 역사적 인물에 대하여 전법의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역사적 인물에 대한 새로운 평가 척도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진무 박사는 논문에서 중국불교는 명대(明代)에 철저한 국가 통제로 인하여 점차 쇠락하여 청대에 이르면 더 이상 뛰어난 고승이 출현하지도 않고 새로운 사상의 개진도 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 시기에 수행과 이론을 겸비한 팽제청이 등장하여 불교 부흥의 토대를 마련하였다고 보았다. 팽제청은 운서주굉(雲棲袾宏)의 화엄과 정토를 결합한 사상과 이통현(李通玄)의 화엄사상을 적극 계승하고 거사불교를 제창하였는데, 이는 중국 ‘근대불교의 아버지’로 평가 받는 양문회(楊文會)로 이어지게 된다.
세상을 구하려는 큰 뜻을 품고 유학을 공부하던 팽제청은 3년 간 도교에 귀의하기도 했으나 진전을 이루지 못하다가 우연히 불교전적을 읽고서 마음에 계합해 불교에 귀의한 인물이다. 팽제청은 당시 시대정신이었던 유학[理學]과 불교를 융합시키고자 노력하였고 『일승결의론(一乘決疑論)』을 지어 불교를 비판하는 유학자들의 의혹을 해소시키고자 노력했다.
김진무 박사는 특히 팽제청의 보시공덕과 거사불교 제창을 높이 평가했다. 팽제청은 ‘근취당(近取堂)’을 세우고 하부 조직으로 ‘윤족전(潤族田)’, ‘휼리회(恤𨤲會)’, ‘방생회(放生會)’를 두어 다양한 자선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찰 건립, 경전 간행, 승려 공양 등을 맡게 했다. 「근취당기」에는 자선의 목적과 그 실행에 대한 규정 등을 상세히 논술하고 있어 보시공덕을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팽제청은 재가에서 불교를 수행하며 호법과 전법의 역할을 담당하는 거사불교를 제창한다. 서구열강의 침탈이 본격화되던 격변의 시국에 이학(理學)의 한계성을 느끼던 수많은 지식인들은 불교 교의(敎義)로부터 서구 문명과 정신에 대항할 수 있는 사상을 도출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거사림(居士林)과 같은 거사 단체가 다수 출현해 거사불교의 전성기를 이루게 되고, 그에 따라 송대(宋代) 이후 사상계에서 물러났던 불교가 다시 시대사조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김진무 박사의 논문은 팽제청이 제창한 재가자 중심의 거사불교가 중국 불교에 중대한 사상사적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현재에도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논문이라 평가된다.
②조현봉, 「협조적 전법교화 체제 활성화를 위한 재가 포교사 리더십에 관한 연구」
본 논문은 재가 포교사의 리더십 향상과 역할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현봉 박사는 논문에서 전법교화는 대중이 자신의 삶을 바꾸어 새로운 삶을 창조하고 높은 가치관을 정립하여 환희로운 삶을 살도록 가르치고 이끈다는 점에서 리더십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파악하고, 현재 전법교화의 주요 수행 주체인 스님과 재가 포교사의 협조적 전법교화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의 이념적 기초를 정법(正法), 여법(如法), 중도(中道)에 두었는데, 전법교화는 정법에 입각해야 하고 목적과 방법이 여법해야 하며 모든 과정에서 중도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조현봉 박사가 제창한 재가 포교사 리더십은 리더십 이론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결합시킨 리더십이다. 조 박사에 따르면 리더십의 실제적 가치는 물질적, 정신적인 것과 더불어 인권, 평등, 자유와 같은 사회적 가치가 강조되는데, 이는 부처님이 전도선언에서 천명하신 이익(利益), 행복(幸福), 안락(安樂)이다. 이를 기본으로 하여 당위와 가치 사이의 모순과 갈등을 극복하는 균형적 조화[중도]와 올바른 실천[팔정도], 좋은 목적과 올바른 수단[보살도, 육바라밀], 리더의 덕[자비, 지혜, 실천력]을 재가 포교사 리더십의 사고 및 행동 체계로 제시했다.
또한 재가 포교사 리더십은 스님의 전법교화 활동 보좌 능력, 기초교리 교육 및 신행 지도 능력, 전문 및 특수영역의 전법교화 능력, 소규모 법당이나 포교당 운영 능력, 주지스님에 대한 조언 능력, 지역 주민 및 기관과 협조 능력, 불자의 강력한 역할 모델 능력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러한 재가 포교사의 리더십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신행 공동체 차원에서 재가 포교사의 역할과 책무가 명확하게 정립돼야 하고 그 역량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찰의 운영체제가 개선돼야 하며 재가 포교사의 활동 범위와 영역이 적극 보장돼야 한다고 보았다.
조현봉 박사가 제시한 전법교화 방법은 앞으로 포교사 교육 과정에 활용할 경우 재가 포교사 능력을 향상시키고 종단의 포교정책과 방침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방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최원섭, 「방송 매개 전법을 위한 불교 콘텐츠 구성 방향」
본 논문은 날로 미디어의 역할과 비중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을 매개로 한 전법을 어떻게 전개해야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문제의식과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원섭 박사는 논문에서 대중의 콘텐츠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송’을 매개로, 불교의 지향점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불교의 ‘콘텐츠’를, 불교계 내부를 넘어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최 박사는 불교의 소재와 주제를 모두 구현할 수 있도록 불교 내용을 정리한 불교 매뉴얼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불교 매뉴얼의 1차적 역할은 콘텐츠 제작자가 불교 내용을 오해하거나 왜곡시키지 않도록 불교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즉 일종의 불교 자문 역할이라 했다. 이와 함께 문화콘텐츠로서의 불교콘텐츠는 불교의 원형을 바탕으로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드러내야 하며, 방송 콘텐츠에 담길 불교 내용의 원형은 초기불교보다는 대승불교, 인도불교보다는 한국불교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불교 매뉴얼에 담아내는 불교 설명은 용어와 개념 중심이 아니라 그 용어와 개념이 드러내려고 하는 구조와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수행의 설명 역시 용어 위주가 아니라 구조 위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불교 매뉴얼의 설명 방식은 캐릭터 구축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십대제자, 보살, 신장 등 각각의 특성에 집중하되 불교적 색채를 벗어나 일반적인 캐릭터로 구축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최 박사는 방송을 매개로 하는 전법은 학계와 현장의 원활한 교류가 필수이므로, 방송 제작자들의 문의와 요청에 대응할 수 있는 불교계 차원의 불교 콘텐츠 포털센터 구축을 제안하면서 향후 포털센터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콘텐츠 제작소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대상황에 부합하고 파급력 높은 전법방식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최원섭 박사가 제안한 불교 매뉴얼 마련과 불교콘텐츠 포털센터 구축 방안은 현재 대중들에게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방송 제작자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요청들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