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 꽃
이경 장편소설, 이든북
272쪽, 1만3000원

안동 하회탈의 예술적 가치와 신비적 요소를 소설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잃어버린 세 개의 하회탈(총각탈·별채탈·떡다리탈)을 복원하는 내용 가운데 아름다운 사랑과 운명을 서술했다.

작가는 우연히 하회마을을 방문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한다. 그때부터 오로지 하회탈과 탈춤의 매력에 빠져 무언가에 홀린 듯 하회탈에 집착하게 된다. 특히 하회탈 중 잃어버린 세 개의 탈에 큰 관심을 두고 잃어버린 탈을 복원하기 위해 탈을 제작하는 법까지 배운다. 그러나 하회탈은 그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신비의 대상이었다.

신의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탈의 복원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작가는 잃어버린 하회탈을 복원하는 과정을 모티브로 하는 소설을 쓰기로 다짐한다. ‘하회탈’은 혼탁해진 삶 속에서 맑고 순수한 영혼의 세계를 갈구하는 작가의 치열한 삶을 투영하고 있다.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 해인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삶을 터치했다.

소설 속 영혼의 통로가 되고 있는 ‘하회탈’은 국보 121호로 9개의 탈(양반, 선비, 중, 할미, 초랭이, 백정, 이매, 각시, 부네)외의 주지 가면 2개가 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11개의 하회탈 중 세 개의 탈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미나미센키치라는 사람이 가져갔다는 풍문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 개의 탈인 총각탈, 별채, 떡달이탈은 결국 소설 속에서 주인공 해인을 통해 복원은 해내지만 도중에 영영 찾을 수 없는 작품이 되어 버림으로써 결국 미완성에 이른다는 역사적 사실을 도출해내고 있다.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 하에 전개되는 이 소설은 주인공 해인이 어렸을 적부터 남매처럼 지내온 연인 ‘자명’이 전쟁에 참전했다는 설정을 통해 절절한 그리움을 저변에 깔아놓았다. 그러면서 사회 전통적 관습인 ‘금기’를 뜻하는 ‘금줄’ 안에서 모든 고통의 감내와 인고의 노력으로 ‘하회탈’을 복원하게 된다는 외골수적인 인간적 고뇌를 객관화시키고 있다.

이경 작가는?

1997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이 당선돼 등단했다. 2002년 동서커피문학상 단편소설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003년 첫 장편소설 ‘는개’를 출간했다. 이어 단편소설집 ‘도깨비바늘’(2007년), 장편소설 ‘탈’(2012년)을 펴냈고 올해 장편소설 ‘탈의 꽃’ 창작소설집 ‘아름다운 독’을 출간했다.

 대전문인협회·대전문학사랑·대전여성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불교공뉴스> 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