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인들은 갑자기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는 하지 맙시다. 그들은 잠시 잊어버립시다. 그러나 관료들이 부당한 행위를 용서하지 않는 올바른 ‘선비’가 되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곳에서는 정치인들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앞날을 걱정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제 아무리 큰 권력 배경을 갖고 있는 인물이 압력을 넣어서 장차관이 그 압력에 굴복하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그에게 아부하려고 해도, ‘선비’ 정신으로 무장한 관료들이 “이렇게 못 합니다. 이건 부당한 지시입니다.”라며 버티면 어찌 하겠습니까? 버티는 그 관료를 다른 자리로 보내고, 새로 온 공직자도 똑같이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며 버티면 …….
만약 그럴 정도의 배포와 기개가 없으면, 차라리 복지부동伏地不動하십시다. 부당한 지시를 내려주면 소극적 태업怠業을 펼치든가, “서류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끌기라도 하자. 실무자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함부로 징계를 할 수는 없는 세상이 아닙니까?
일본 정치권이 썩어 문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그래도 그 나라가 버티는 이유는 이른바 록히드 마틴 뇌물 수수 혐의로 현직 수상 다나까를 구속 수사했던 일본 검찰의 자부심自負心과 기개氣槪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 점이다. 그러나 우리 관료사회 문화와 정서상 그 정도의 의지를 보이기 어렵다면 차라리 ‘복지부동’하여 ‘저 위의 높은 곳’이 바뀔 때까지 엎드려 기다리는 것도 나라를 살리는 길입니다.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오히려 나라를 살리는 적극적 태도입니다.
* 네이버 블로그 <香山의 세상이야기 - 葉落糞本>에 실린 영상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미디어붓다>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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