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속의 천수경 = 우리나라 불자가 가장 많이 읽는 경전은 모든 법회에서 함께 암송하는 반야심경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읽는 경전은 천수경이 아닐까. 대장경 안에도 없고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경전인데 사찰에서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이상 독송을 한다. 가정에서 기도할 때 자주 활용되는 독송용 경전이기도 하다. 불교신행연구원 김현준 원장은 “천수경은 가피가 가득하고, 1600년이 넘는 한국 불교의 특징과 한국인의 자상함이 듬뿍 담겨 있는 경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범어로 된 진언과 다라니, 간결한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주 독송을 하는 불자들조차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 속의 천수경』은 불자라면 누구나가 수지독송하는 천수경을 저자만의 자상하고도 알찬 풀이법으로 해설한 책이다. 올해 8월까지 저자가 발행하는 월간 <법공양>에 열두 차례 연재하는 동안 큰 감동을 주었던 글들을 엮었다.

총 3장 중 제1장 <천수경의 서막>에서는 천수경의 주인공인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천수와 천안을 갖추게 된 까닭, 천수관음의 모습과 가피의 내용, ‘천수경’의 이름이 언제 생겨났으며, 우리나라에만 있는 천수경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상세하게 서술했다. 이어서 경을 여는 진언과 게송인 정구업진언·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개경게·개법장진언에 대해 필자 특유의 관점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제2장 <천수경의 중심 내용>에서는 천수경의 원래 제목인 ‘천수천안 관자재보살 광대원만 무애대비심 대다라니경’의 어원과 그 뜻을 살폈다. 관세음보살님을 청하는 게송에 대한 해설도 확인할 수 있다 . 그리고 천수경의 중심을 이루는 ‘신묘장구대다라니’의 공덕과 범어로 된 다라니를 풀이했고, 기도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를 자상하게 일러줬다.

제3장 <기도 성취를 돕는 의례들>에서는 사방을 찬탄하는 ‘사방찬’과, 도량을 맑히는 ‘도량찬’ 풀이에 이어, 업장을 녹이는 각종 참회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했다. 또한 근대에까지 널리 행해졌던 준제진언기도법과 불자들이 꼭 품어야 할 발원과 서원의 내용, 사홍서원과 삼귀의 속에 깃든 참정신이 무엇인지를 깊이 설명했다.

김 원장은 “눈앞의 이기심만 챙기지 말고 자비심을 품고 살아가라는 것. 나와 남을 함께 살리는 자리이타의 길을 걸어가라는 것. 언제나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을 잘 모시고 삼보를 잘 받들라는 것이 천수경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할 때 업장이 빨리 녹고 심중 소원이 보다 빨리 성취되며, 대지혜와 대자비와 대평화와 대행복이 충만돼 있는 불국토의 삶을 열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고 말한다.

효림, 272쪽, 8000원

◆ 지니와 빠룰의 우파니샤드 = 우파니샤드는 힌두 성자들의 가르침을 담은 책들을 통칭한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통찰과 지혜가 담겨 있는, 인도 정신문화의 뿌리일 뿐만 아니라, 근대 서양의 철학자와 사상가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분량이 꽤나 방대하면서도 난해하기까지 하다. 요가연구가 배철진 박사는 방대한 우파니샤드에서 핵심 경구를 가려 뽑아 해설하고, 재미있고 경쾌한 에피소드를 곁들였다.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 한 편의 콩트를 읽는 듯, 독특하면서도 웅숭깊은 우파니샤드를 만날 수 있다.

‘비밀스런 영적 가르침’이란 뜻의 우파니샤드는 기원전 1,000년 경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편찬된 2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경전군을 일컫는다. 이중 12종 내외의 초기 우파니샤드들이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는다. 저자는 초기 우파니샤드 중 이샤, 께나, 까타, 쁘라샤나, 문다까, 만두끼야, 찬도기아, 브리하드아란야까, 슈에따슈와따라, 마이뜨리 우파니샤드 등에서 69개의 핵심적인 가르침을 가려뽑아 간단한 해설을 붙였다.
 
여기에 한국유학생 지니와 주인집 딸 인도처녀 빠룰의 잔잔한 사랑과 주변인들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우파니샤드를 따뜻한 이야기 구조로 풀어내려고 시도했다. 물론 에피소드는 가공된 것이지만 경험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 또한 경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장치이다.

자유문고, 318쪽, 1만5000원

◆ 초발심자경문 = <초발심자경문>은 예로부터 출가 초기에 반드시 배우고 익혀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했던 스님들의 교재였다. 보조국사, 원효 스님, 야운 스님이 후학들을 위해 저술한 것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 교재는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뿐만 아니라 수행의 전 과정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금과옥조(金科玉條)다.

서울 강서구 개화산 개화사 주지 송강 스님은 고2 때 눈물을 흘리며 <초발심자경문>을 공부했다. 또한 그 이래로 항상 곁에 두었으며, 여러 차례 강의를 하면서 늘 새로운 감동을 받았다. 스님은 머리글에서부터 아주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되면서 또한 <초발심자경문>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다.

부모가 돼서야 부모님의 사랑을 새롭게 느끼듯, 세 분의 고승이 후학들을 위해 저술한 이 글에서 송강스님은 그분들의 간절한 마음을 만났다. 재가불자를 위해 십 수년간 개화사 일요정기법회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묶었다. 

책은 큰 글씨와 깨끗한 편집으로 원문을 읽기 좋게 했다. 원문 한 글자 한 글자가 어떻게 번역되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분석적으로 번역했다. 쉬운 해설을 곁들였고, 사진 자료를 첨가해 시각적 이해를 도모했다.

도반, 332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