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23일 불교사회정책연구소 공동주최 세미나서
16개 보를 설치한 4대 강은 더 이상 생물체가 살 수 없는 공간이 돼 불필요한 댐을 철거해 재자연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불교사회정책연구소(소장 법응 스님)․4대강사업저지를위한천주교연대(집행위원장 서상진 신부) 공동주최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과 방안' 학술세미나에서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
박 교수는 이날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과 방안'이란 주제 발표에서 "4대강 강바닥 바로 위는 산소가 거의 없는 무산소층이 돼 생물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공간이 됐고, 해가 지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재자연화 방안을 위해서는 설치한 각종 구조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난 6월 9일부터 3일 간 석포제련소, 안동댐, 영주댐, 낙동강 본류, 하구연 등의 토양과 수질 오염 정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토양의 경우 안동댐, 달성보, 창녕함안보가 한강하류 퇴적토 오염제거기준치를 초과했다.
또 4대강 사업 후 전 지역에서 수심이 깊어지고 수질이 악화됐으며, 상류의 8~11m 구간에서 생물이 살 수 있는 용존산소가 대부분 고갈됐다.
그는 "보 건설로 물의 흐름이 느려져 강바닥에는 시궁창 냄새가 나는 뻘이 뒤덮고 있고, 합천 창녕보의 경우 수심 9m의 지점에서 무산소층이 존재하는 등 강바닥 바로 위는 산소가 거의 없는 무산소층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환경부는 수질 측정을 실시하는 지점에서도 환경부는 상중하(깊이)의 물을 채취해 산술평균한 수질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면서 "상중하 세 지점에서 관측한 수질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4대강 녹조의 발생으로 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배출됐는데, 2014년 조사 결과에서는 WHO 기준치의 456배에 달했다면서 환경부에 매일 녹조를 관측해 발표를 하라고 요청했다.
따라서 그는 녹조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물의 흐름을 확보해 강을 강답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4대강 보의 수문의 상시 개방을 요청했다.
아울러 4대강에 대한 수질 측정은 수심별 조사를 공식적으로 수행하되, 표수층은 조류대책, 심층수는 생물이 살 수 있는 용존산소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지역 토양의 오염에 대해서는 보로 인한 수질악화현상을 개선하고 생태계 서식처 복원을 위한 퇴적 오염토 준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독일 뮌헨의 라인강과 이자강, 프랑스의 루아르강, 오스트리아 다뉴브강과 레흐강, 이탈리아 타글이아멘토강의 하천정책 등을 소개하며 불필요한 댐 철거와 수량 수질 통합관리 등 물 정책 변화를 주문했다.
박 교수는 이와 함께 4대강 사업에 대한 엄중한 평가와 관련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둔감하게 대응한다면 제3의 4대강 사업이 기획될 수도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4대강 사업에 대한 엄중한 평가가 우선돼야 하며, 사업이 잘못됐다면 특히 전문가와 공무원 등의 명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 관련 1천157명에 대한 훈포장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도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과 방안'이란 주제로 발표하며 "20대 국회에서는 청문회를 열어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조사하고 원인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 스님은 "4대강 재자연화 운동이 환경생태학적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이 어처구니 없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강행하는 과정에서 저질러졌던 수많은 민주적 절차의 무시와 민주주의 이념의 퇴행, 윤리 도덕적 문제들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시민사회적 입장에서 반드시 책임을 묻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이 자리가 오염된 우리 마음과 잘못된 정책, 죽어가는 산하대지를 살리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