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각 스님 31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주최 제1차 불교사회복지포럼서
최근 청주 유치원 아동학대사건,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 어린이집 학대 사건 등 아동학대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류정희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이 11건에 달하며,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만9천209건으로 집계됐다.
또 2013년 경찰청에 따르면, 살인.강도.방화.강간 등 강력법죄 피해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90.2%에 달하며, 2015년 한국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최소 1.9일 간격으로 1명의 여성의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협에 처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아동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방생 정신의 구현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8월 3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주최 2016년 제1차 불교사회복지포럼에서 중앙승가대학교 대학원장 보각 스님에 의해 제기됐다.
보각 스님은 이날 ‘생명존중과 사회적 약자에 대하여’란 주제의 특별 강연에서 “살생하지 말라는 불살생계(不殺生戒)는 모든 생명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것으로, 오늘날 방생은 물고기와 자라를 살리는 일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고, 어디서나 모든 사람을 부처님처럼 기쁘게 받들며 섬기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또 모든 사람이 법 아래에서 평등할 수 있도록 법질서를 지키는 것도,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방생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스님은 아동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강조하고, “모두가 부처라는 생각을 갖고, 타인을 부처처럼 공경하면 생명을 살리고 지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각 스님은 “불공과 기도는 절이나 법당에서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 머무른 곳 그 자리에서 주변 사람 등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라면서 언제 어디서나 중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라고 말했다.
보각 스님은 “인간은 혼자 행복해질 수 없으며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면서 “모든 존재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업중생(共業衆生)이라는 생각으로 덜 가진 자를 위해 마음 한 조각도 나누는 배려를 한다면 폭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여성과 아동 폭력의 현주소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불교사회복지포럼에서는 이재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명예교수가 ‘아동학대의 현주소와 부모교육을 통한 아동학대 예방 해법 탐색’을,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여성폭력의 현실과 대책’이란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