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대승경전
김지견 박사·현해 스님·무비 스님·지안 스님·일감 스님 옮김
민족사, 564쪽, 2만5000원
‘대승(大乘)’ 또는 ‘대승불교’란 ‘큰 탈 것(큰 가르침)’ ‘뛰어난 탈 것(뛰어난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곧 위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리킨다. 그 가르침으로 어리석은 중생들을 미혹의 세계로부터 깨달음의 세계로 실어간다는 뜻이다. 대승불교도들은 사상적으로는 모든 존재를 공(空)으로 파악, 관찰하는 ‘반야 지혜’를 지향했고, 실천적으로는 ‘중생에 대한 무한한 자비’를 추구했다.
대승경전은 기원을 전후해 『반야경』을 시작으로 여러 종이 성립됐다. 그 가운데서도 대승불교의 사상과 철학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경전이 바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화엄경』 · 『법화경』 · 『유마경』 · 『열반경』 · 『금강경』이다. 중국, 한국 불교도들에게 『화엄경』을 비롯한 대승경전은 반세기 전 『아함경』이 알려지기 전만 해도 유일한 경전이었다. 이 경전들은 동아시아 불교의 사상적 바탕을 이뤄왔으며, 특히 한국불교도들에게는 일상적으로 독송하는 경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일 앞쪽에 실린 『화엄경』은 깨달음의 세계를 극명하게 묘사하면서, 그러한 세계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보살의 수행단계나 구법(求法)의 이야기 등을 골자로 한다. 60권본 화엄경(34품) 가운데, 중요한 22품을 요약하여 수록했다. 한국 화엄학 연구의 선구자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를 역임한 고(故) 김지견 박사가 번역했다.
『묘법법화경』은 ‘일승(一乘)’ ‘일불승(一佛乘)’의 가르침을 설하고 있는 경전이다. 중생들을 최고의 진리인 ‘일불승’으로 이끌기 위하여 먼저 방편으로 삼승(三乘:성문, 연각, 보살)을 설한 다음에 그들에게 대승의 가르침인 ‘일승(一乘)’ ‘일불승(一佛乘)’을 설한다. 28품 가운데 서품과 핵심이 되는 8품만 수록했다. 역자는 중앙 승가대와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오랫동안 법화경 강의를 해온 오대산 월정사 회주 현해 스님.
『유마경』은 공(空) · 불이(不二)의 진리를 설하는 경전. 다양한 각도에서 공·불이를 깨달을 수 있도록 가르치면서, 동시에 그 법문을 구하는 보살의 존재방식을 설하고 있다. 불국품(佛國品)·방편품(方便品) 등 핵심이 되는 7품만 수록했다. 대강백으로 조계종교육원장을 역임한 무비 스님이 번역했다.
『열반경』은 ‘일체중생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불성, 여래장을 갖고 있다(一切衆生 悉有佛性)’고 설한 경전. 서품(序品)·애탄품(哀歎品)·장수품(長壽品) 등 핵심이 되는 10품만 뽑아서 요약, 수록했다. 역자는 조계종 교육원 고시위원장인 통도사 반야암 지안 스님.
마지막에 실린 『금강경』은 공(空)사상을 설하고 있는 경전이다. 일체는 공하여 실체가 없으므로 집착하지 말라, 고정관념을 갖지 말라고 가르친다. 고정적인 가치관이나 집착을 갖게 되면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짧은 경전이므로 32품 전체를 수록했다. 『금강경을 읽는 즐거움』(민족사)을 펴낸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일감 스님이 번역을 맡았다.
민족사 윤창화 대표는 “대승경전은 매우 방대해 모두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일상 속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불자들을 위해 대승불교의 사상과 철학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경전을 골라 축약·번역해 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