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타 스님의 행복노트 = ‘동사섭(同事攝)’의 속살림법을 60강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동사섭은 37년 전 불교의 근본 가르침과 선불교를 바탕으로 현대 심리학, 상담학을 도입한 집단수행프로그램이다.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면서 하는 일을 간단하게 둘로 나누면 ‘마음속의 일’과 ‘마음 밖의 일’이다. 이 두 가지 중에서 동사섭은 마음속의 것을 다룬다. 줄곧 업그레이드돼왔는데, 그 지향점은 초지일관 우리 모두의 행복, 그것 하나였다.

60개의 강의가 각기 완결적인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순서에 관계없이 흥미를 느끼는 꼭지부터 읽으면 된다. 강의 동영상은 You-tube에도 올라가 있다. 동사섭 수련을 경험한 사람에겐 교과서로 활용하거나 충실한 복습 도구로 삼아도 좋다. 그리고 한 번 읽고 거듭 읽으며 그 메시지를 지긋이 음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더욱 좋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학습하면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줄기차게 불행을 학습하며 살아왔다고 진단한다.

“그러니 당연히 불행에 익숙해져서 불행이 쉬워지고 불행한 것이 인생이려니 여기면서 행복학습을 성가시거나 별스런 것으로 여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입으로는 행복하기를 원한다고 외치면서 실제로는 행복의 인(因)을 심은 것이 아니라 불행의 인을 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해야 되겠습니까? 행복학습을 시작하고 행복의 인(因)을 심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책머리에, 8쪽)

저자 용타 스님은 전남대학교 철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4년 청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 신분으로 1966년부터 1974년까지 10여 년 동안 고등학교 독일어 교사를 한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1974년부터 1983년까지 참선 수행 20안거를 성만했으며 1980년부터 동사섭 수련 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까지 300여회에 달하는 법회를 열어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 (재)행복마을 이사장, 성륜불교문화재단 이사장, 귀산사 회주 등을 맡고 있다.

행복마을, 368쪽, 1만5000원

◆ 불교입문 =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전달하고자 삼보와 삼장과 삼학 중 특히 삼장의 경장에서 주요 개념 52개를 뽑아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이다. 1년 52주 동안 1주에 한 개념을 ‘홀로 한 고요한 곳에서’[獨一靜處]에서 ‘오로지 정밀하게 사유하자’[專精思惟]는 마음으로 풀이했다.

저자 고용섭 교수(동국대 불교학과)는 “모든 사상은 ‘앎’과 ‘삶’의 기호를 통해 그 내포와 외연을 그려낸다.”면서 “삶은 앎을 근거로 하여 이루어지는 행위의 모든 것을 총칭한다. 문제는 그 삶이 앎을 온전히 담아내느냐 담아내지 못하느냐에 따라 앎과 삶이 분리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또 앎과 삶이 나뉨을 넘어 한 몸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앎에 대한 관찰과 삶에 대한 관찰을 통해 두 기호의 소통의 길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앎이 삶을 소외시키지 않고 삶이 앎으로 부터 소외받지 않을 때 우리는 앎으로부터 해방되고 삶으로부터 해탈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불교의 지향은 바로 ‘앎의 해방’과 ‘삶의 해탈’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씨아이알, 224쪽, 1만4000원

◆ 한암과 용성, 현대 불교의 새벽을 비추다 = 작년 4월 월정사와 대각사상연구원이 주최한 ‘용성과 한암, 그 지성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학술세미나 발표문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한암과 용성은 일제강점기에 거대한 일본의 영향력에 맞서 한국불교의 수행전통과 독신의 청정성을 견지하며 법등이 꺼지지 않도록 한 스님이다.

<계잠(械箴)의 분석을 통한 한암의 선계일치적 관점>(자현 중앙승가대 교수), <한암의 계율인식 고찰>(백도수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 <백용성의 선농불교에 대한 재조명>(마성 동국대 불교문화대학 겸임교수), <백용성의 근대와의 만남과 불교개혁 운동>(김종인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등 9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

필진을 대표해 자현 스님은 “한암과 용성 두 분 고승은 일제강점기라는 매섭고 거대한 북풍의 시절에, 시들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 같은 분들이었다.”면서 “두 분의 가르침을 되새겨보는 일은, 어제를 반조하는 미래의 유산으로서 진정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쿠담북스, 336쪽,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