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곤충 관찰기 4 - 신기한 능력을 가진 곤충들
글 사진 정부희, 그림 최미란·조원희, 길벗스쿨
144쪽, 1만3000원
기성세대들은 어릴 적에 곤충에 관한 책으로 프랑스의 『파브르 곤충기』를 읽으며 자랐다. 달리 읽을 게 없었던 그 시절과 달리 지금의 어린이들은 우리 땅 곤충 관찰기를 읽을 수 있게 됐다. 20년간 우리 산과 숲을 발로 직접 걸으며 곤충을 연구해 온 정부희 박사 덕분이다.
그는 책상에만 앉아서 연구에 몰두하는 학자가 아니다. 덥고 뜨거운 날씨, 인적 드문 산, 독 있는 뱀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산과 들을 오가며 곤충을 연구하는 ‘현장파’ 자연학자다. 저자 특유의 재기발랄하면서도 문학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문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직접 곤충 답사를 떠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정부희 박사의 생생한 곤충 관찰기 시리즈 중 제 4권이다. 재주 많은 곤충들을 소개한다. 왕물맴이는 피겨 스케이팅 여왕 김연아 선수처럼 물 위를 빙글빙글 신나게 돌며 춤추고, 된장잠자리는 마라톤 선수처럼 동남아시아에서 한반도에 날아오고, 거품벌레는 높이뛰기 선수처럼 단숨에 뛰어오른다.
곤충들은 왜 이런 재주를 뽐내는 걸까? 평온해 보이는 생태계는 알고 보면 냉혹한 세계다. 언제 어디서든 천적을 만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또 먹이를 찾는 것 또한 그리 만만치 않다. 그래서 곤충들은 저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며 신기한 재주를 펼치는 것이다.
책에는 우리 땅에 살고 있는 곤충의 삶 순간순간을 기막히게 포착한 사진들이 100컷 가까이 들어 있다. 정부희 박사가 실제로 곤충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그 순간을 기록한 가치 있는 사진들이다. 재미있는 글과 더불어 곤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저자 정부희 박사는?
충청남도 부여의 산골에서 자랐고,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30대 초반부터 전국의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을 떠 야생화, 새, 버섯 등을 공부했다. 그 뒤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을 지냈으며, 지금은 여러 대학에서 곤충에 대한 강의를 한다.
쓴 책으로는 《곤충의 밥상》, 《곤충의 유토피아》, 《곤충 마음 야생화 마음》, 《버섯살이 곤충의 사생활》, 《나무와 곤충의 오랜 동행》, 《곤충들의 수다》, 《생물학 미리보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