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HK연구센터, 8.6.~7. 서울서 국제학술대회 개최
보성론 근거한 여래장 사상 조명 통해 거시적 관점에서 인도 여래장 구명

불성·여래장 사상의 형성, 그리고 수용과 변용에 대한 연구성과를 밝히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인문한국(HK) 연구센터(소장 김성철)은 오는 8월 6일과 7일, 이틀간 ‘불성·여래장(Tathagatagarbha) 사상의 형성, 수용과 변용’을 주제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인도에서 기원한 여래장(如來藏, 타타가타가르바) 사상의 기원과 형성과정을 추적하고, 동아시아와 티베트불교사상사에서 불성·여래장 사상과 관련한 문헌들의 번역,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수용 및 변용사를 문헌학·지역학적인 바탕 위에서 재검토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그동안의 불성·여래장 사상에 대한 연구가 주로 대승기신론의 관점에 입각해 다뤄져 왔다는 데에서 탈피, 인도와 티베트까지 포함해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첫날(8월 6일)에는 도쿄대 시모다 마시히로 교수가 ‘인도불교사에서 여래장 이론의 중요성에 대한 재고’를, 와세다대의 야마베 노부요시 교수가 ‘다시 한 번 기체설(基體說)에 관하여’를, 서울대의 안성두 교수가 ‘<보성론>과 몇몇 유가행파 문헌들에 공통된 세 비유’를 발표한다. 이어 신진학자 그룹에 속하는 고야산대의 카노 카즈오 교수가 ‘인도에서 <보성론>의 수용’을, 타이쇼대의 쿠라나시 켄이치 교수가 ‘금강승에서 여래장 사상’을 각각 발표한다.
이어 둘째 날(8월 7일)에는 버클리대의 로버트 H. 샤프 교수가 ‘불성과 초기 선(禪)’을, 금강대 차상엽 교수가 ‘중국불교와 티베트 불교 속 여래장의 세 가지 의미’를, 부탄인인 도르지 왕축 함부르크대 교수가 ‘롱소빠의 여래장 사상’을, 비엔나대의 클라우즈 디터 마테즈 교수가 ‘제8대 까르마파 미꾀도르제(1507~1554)의 여래장과 객진번뇌의 관계에 대하여’를, 템플대의 더글라스 덕월스 교수가 ‘티베트에서 여래장의 기반’을 각각 발표한다.
이틀간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고려대 조성택 교수가 좌장으로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불성·여래장 사상 연구의 지평 거시적 확대 시도 의미
일본·미국·티베트·한국 등 불교학자 10명 발표 및 토론
<해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가 기획한 이번의 국제학술대회는 불성·여래장 사상 연구의 지평을 보다 거시적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불성·여래장 사상은 동아시아에서는 ‘대승기신론’이라는 불세출의 논서를 통해 주로 연구가 돼왔다. 대승기신론은 화엄과 선사상의 밑바탕이 된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는 최근 대승기신론의 사상을 가지고 여래장 사상을 살펴본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인도와 티베트를 중심으로, 이 지역의 불성과 여래장 사상을 집성한 ‘보성론’ 사상에 입각해, 즉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여래장 사상을 살펴보고자 하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주로 인도와 티베트 지역의 불교 문헌을 통해 그 원형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여래장 및 불성사상에 대한 보다 광의적인 접근을 하는 기회인 셈이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일본 불교학자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여래장은 불교가 아니다’라는, 이른바 비판불교로 세계 불교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마스모토 시로와 상반된 입장에 있는 학자군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야마베 노부요시 교수의 논문 ‘다시 한 번 기체설에 관하여’는 마스모토 시로 교수의 비판불교를 비판하는 입장에서 작성된 발표문이다. 또한 도쿄대의 시모다 마시히로 교수도 열반경을 중심으로 하는 불성사상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마시히로 교수는 거시적으로 종교학적인 관점에서 여래장 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때 세계 불교학계를 풍미했던 마츠모토 시로 교수의 비판불교 주장이 조금씩 빛을 잃어가고 있고 국내에서도 비판불교에 관한 관심과 열기가 조금씩 약해지는 분위기다. 비판불교가 점차 주춤거리는 원인은 문제의식에 바탕한 주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에 다소 무리한 해석의 경향이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주장은 좋은데 주장을 뒷받침하는 경론 등의 해석에 나타난 부자연스러운 면이 차츰 동력을 잃어버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일체중생 실유불성이라든가, 본래 깨달아 있는 존재라는 내용의 불성·여래장 사상이 사실상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보지 않게 하는 폐해가 있었는데, 비판불교의 등장은 이런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불교학계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요 주제인 보성론에 근거한 불성·여래장 사상 연구는 한중일 중심의 동아시아에는 기본적으로 미진한 것이 현실이다. 보성론은 인도여래장 사상으로 최초로 여래장을 체계화한 논서라고 할 수 있다. 보성론이 한역된 것은 500년대 초였지만, 이 시기에 대승기신론이 나오면서 그 위력에 가려진 것이 보성론이 동아시아에서 여전히 낯설게 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보성론의 산스크리트본(범본)이 1950년에 발표되면서 유럽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어졌고, 이것이 안성두 교수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면서(<보성론>) 보성론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안 교수의 책은 인도에서 찬술된 여래장 계열의 논서로 유일하게 온전한 산스크리트본(범본)이 남아있는 문헌인 <보성론>의 사상사적 역할을 검토하는 책이다. <보성론>의 범본에 대한 스미트하우젠의 교정에 따라 비판교정본을 제시한 책이다. 이처럼 한국불교학계에서 불성·여래장 사상을 보성론 중심으로 한 연구는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한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차상엽 교수는 “여래장 사상이 워낙 한국과 동아시아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는데, 그 내용이 주로 대승기신론 사상의 영향을 받은 동아시아에 국한되어 있었다. 따라서 시각을 인도와 티베트까지 확장했을 때 여래장 사상에 대한 보다 폭넓은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두루 알다시피 여래장 사상은 열반경에서 제일먼저 선언된다. 일체중생 실유불성, 즉 모든 중생에게는 불성이 있다는 가르침이 그것이다. 이것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경이 ‘여래장경’이다. 그러나 여래장 사상은 여전히 파편적으로 다뤄져 왔다. 그러니까 기원전 1, 2세기에 나온 불성·여래장 사상을 500년대에 보성론이라는 논서의 저자가 유식사상을 대폭 적용해 여래장경에 나타난 여래장 사상과 함께 체계적으로 주석한 것이다. 즉 선언적 의미의 불성 및 여래장 사상을 여래장의 3가지 의미, 10가지 의미 등으로 체계화시켜 분류한 것이다. 그러니까 보성론은 진여·법신·종성의 3가지 분류나 본진 원인 결과 등10가지 의미 등으로 카테고리화시켜서 설명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