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이 <동아일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겼다. 법원은 동아일보가 지율 스님한테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0단독(판사 최한돈)은 9월 24일 오후 지율 스님이 동아일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지율 스님은 이 신문의 보도로 명예훼손을 입었다며 2000만 원을 배상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700만 원을 배상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지율 스님은 지난 9월 2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한 뒤 <동아일보>를 상대로 한 비슷한 소송에서도 승소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도롱뇽소송(경부고속철도 원효터널(천성산 구간) 공사중지가처분신청)’과 관련해 ‘2조5000억 손실’을 보도해 왔다.
지율 스님은 동아일보가 보도한 “한반도 대운하와 KTX”(2008년 4월 12일, 황호택 칼럼), “시민단체 개입하면 분쟁 장기화된다”(2007년 12월 5일 사설), “단식을 모독하지 말라”(2007년 4월 3일 칼럼), “인권 양극화”(2006년 11월 2일, 횡설수설), “도롱뇽 살린다며 날린 혈세는 누가 메우나”(2006년 6월 3일 사설) 등을 문제 삼았다.
천성산대책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재판부는 “손실액 2조5000억 원은 현실적인 손실액이 아니며,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연구원이 1년 간 공사가 지연됐을 경우를 추정해 작성한 보고서에 나온 수치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추정 금액일 뿐인 ‘2조5000억 원’은 세금과 국고와도 무관한 수치이며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사가 중지된 기간도 6개월에 불과하고, ‘2조5000억 원 손실’이란 보도 내용은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언론사의 사설, 칼럼이라도 과장ㆍ왜곡됐다면 특별히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 줄 근거가 없고, 지율 스님이 정부에 비판적인 일을 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적인 표현을 감수하게 한 언론의 자유를 수호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율 스님은 지난 2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소송에서도 일부 승소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