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서울대병원 후문 앞 백남기대책위 임시 상황실서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217일째 병상에 누워 있는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불교계의 첫 기도회가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 이하 사회노동위)는 6월 1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 임시로 마련된 ‘백남기 대책위 상황실’에서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기도회를 봉행했다.

이날 기도회는 농민 백남기 씨(70)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책임자 문책과 백남기 대책위의 청문회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백남기 농민을 위한 불교계의 기도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도회에는 수석부위원장 도철 스님을 비롯, 유엄.법상.혜문.고금.승묵 스님 등 6명의 사회노동위 실천위원과 양한웅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불교의식을 통해 백 농민의 빠른 회복을 빌었다.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백 농민이 쓰러진 뒤부터 천주교계가 매일 오후 4시 농성장에서 미사를 개최해 온 데 반해 불교계의 기도회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진심을 다해 백 농민의 쾌유와 청문회법 통과 등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도철 스님은 “저는 백남기 농민이 쓰러질 때 옷이 젖으면 어떻게 하지 제 걱정만 한 채 뒤에만 있는 등 부끄러운 짓밖에 안 했다”면서 “제 부끄러움을 참회한다. 백 농민이 꼭 일어나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 평등의 세상,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승묵 스님은 “백 농민이 깨어나는 것은 후퇴된 민주주의가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백 농민이 꼭 일어나고 국민이 주인 되는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남기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규탄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귀 집회 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뒤 217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울대 중환자실 병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톨릭농민회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이순일 활동가는 “백남기 농민은 두개골이 함몰된 채 병원으로 이송된 뒤 병상에 긴 시간 누워 있어 면역력 약화와 세균 노출 등이 우려되는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일에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사과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며 “이에 대책위는 대통령 사과, 경찰청장 파면, 청문회 실시 등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