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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입후보자와 당선자 스님께 드리는 고언
- 자정센타 시각에서 조명해 본다 -
오는 10월 취임하시는 총무원장 스님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설레임과 기대가 불교계 최대 화두이다. 새롭게 출범할 조계종 집행부가 불교 내․외적으로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헤쳐 나가고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함축해서 새 집행부는 명실상부하게 불교계의 장자종단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국민과 사부대중들로부터 무엇인가 변화하고 개혁하려는 의지가 살아 있다는 공감을 받는다면 절반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속단해 본다.
필자는 새로운 집행부가 이런 다양한 난제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논리와 배경을 자정센터 입장에서 밝혀보는 것이 후보자로 나오시는 스님들의 공약 선정이나 당선되신 스님께서 향후 對정부 정책 대응과 종책 집행과정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하에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라고 싶은 총무원장相은, 현란한 종책이나 불사와 복지 등 외형적인 공약이 아니라 外强實利(정권 등 외부 정치에는 강하게 대처하되 바른 이득을 취함)하고 內柔嚴正(안으로는 부드러우나 엄한 승풍진작과 바른 종책집행)할 수 있는 지도자 스님이기를 바라고 있다. 外强實理의 관점은 짧게는 이명박 정부와, 길게는 차기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효율적이고 슬기롭게 승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을 겸비한 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부터 예견되었던 기독교적 배경의 정치적 흐름을 간과한 실수가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부터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봉헌하겠다’는 등 조직적이고 폐쇄적인 종교색을 바탕으로 성시화 운동을 통해 국토와 국가조직을 기독교화 해보려는 권력구조일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음에도 종교적 편향 측면으로만 단순 대응해온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현 정권의 태생적인 기독교적 응집과 파괴력으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을 종교집단이 불교뿐이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교계 스스로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행정적인 문제는 논리적으로 대처하고 풀어가야 할 중심축에 차기 조계종 총무원장이 있고 그 중요성이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 즉 종교편향이라는 단순 논리와 대응으로는 국민적 공감 형성이 어렵고 국가 공조직으로 부터도 편향에 매몰된 종교집단으로 매도되는 오해를 자초할 우려가 있다. 차기 총무원장의 정치적 능력과 경륜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국불교 특히 조계종단은 과거와 현재를 불문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산문폐쇄’ 운운 등 국민적 연대나 공감을 무시한 채 단순 항거를 통해 부분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만족해하는 일회성 대책으로 일관해온 것이 현실이었다. 이런 단순한 시스템과 정치력으로는 향후 3년 또는 8년이라는 시대적․정치적 역경을 순조롭게 헤쳐 나가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정권으로부터 ‘시끄러우니까 떡 하나 준다’는 식의 비아냥에 가까운 푸대접을 받았음에도 근본적인 대안을 찾지 못했던 것에 대한 업보라고 볼 수도 있다. 불자 정치인을 예경하고 존중해야만 정치능력이 배가될 것이고 불자 공직자들의 신변을 보호하고 외호할 수 있는 묵시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그들 스스로 호신장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할 의지와 불심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장면은 불교적 정치현안을 불자 정치인과 공직자에게 짐을 지우게 하고 성과가 없을 경우 그들을 원망하고 배척하는 하수의 정치를 수 없이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차기 총무원장은 암울하고 힘든 이명박 정부와의 기세 싸움에서 불자 정치인과 공직자들을 힘들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측면으로 외호하고 대우함으로서 정치력과 공직 기득권을 확보하되 정권 또는 정치권과의 기세 싸움에서는 외적이나 내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민족자산인 사찰재산과 수행환경․포교 등 불교 권익을 정당하게 담보할 수 있도록 도덕성과 경륜을 겸비하고 정치력도 갖춘 지도자 스님이 필수 조건화되고 있는 시대에 와 있다는 인식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다음으로 종단 내적으로는 內柔嚴正하시길 바란다. 가장 경계할 과제는 차기 총무원장이 또다시 수면 하에서 이루어지는 이면 합의로 선출되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역대 총무원장 당선자들이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택하는 수단이 특정 문중(계파)이나 영향력 자에게 차후를 보장해주거나 이권(보직 등 인사)을 약속해주는 식의 후계구도 합의나 매관매직을 선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기를 보장해 주겠다는 소위 이면각서 같은 구시대적 선거풍토는 지양이 아니라 퇴출시켜야 할 폐악의 근원이다.
이런 이면 합의로 인해 길지 않은 4년간의 임기 내내 타협세력의 눈치를 보거나 끌려 다니는 악순환이 아직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용어로 위장되고 포장된 종회의원들 간의 소위 ‘종책모임’ 등 계파성 정치세력은 당장 해체되어야 하고 이런 긍정적인 환경이 보장될 경우만이 외부 정치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부드럽지만 엄정하고 추진력과 동력을 갖춘 집행부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은 매 4년마다 끊이지 않는 돈 선거 문제이다. 10-20년 전의 금품선거가 21세기 끝자락에 있는 현재까지도 은밀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스님들 스스로 노동을 하거나 창업을 해서 경제력을 키운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공경스러운 시주금이나 사찰 부동산을 매각한 돈으로 총무원장 선거자금을 만든다는 것이다. 스님들 스스로 힘들게 마련한 금품이 아니기 때문에 금액 단위가 일반대중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몇 십억 원(과거에는 현재의 가치로 100억 원대도 있었음)이 어린아이 껌 값같이 아낌없이 길바닥에 흘려지는 장면들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심지어 부족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어느 스님에게 몇 억 원을 수수하고 대신에 주지 직이나 종회의원직을 보장해 주는 매관매직 행태가 바로 어제와 같은 시기에도 있었다. 차기 총무원장이 소신 있게 집행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정권에 휘둘리는 측면이 있다거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 금품을 매개로한 돈 선거나 야합선거가 그 원인이라고 단정해도 잘못된 판단이라고 할 수가 없다.
창피한 것은 총무원장 당선자에게 선거자금을 제공한 당사자 스님들이 자신이 요구하는 대가를 받지 못했거나 부족한 경우 여기저기 다니면서 ‘내가 총무원장에게 선거자금으로 얼마를 줬는데 이런 푸대접을 받고 있다’라고 불평불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사회 같았으면 부정한 선거자금 收受죄목으로 당장 처벌을 받을 내용들이다.
다음으로 관심 있게 주시해야 대목이 바로 사찰환경에 맞는 건축불사를 총무원 집행부가 사전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 경제력이 풍요해지고 시주보살의 시주금 액수가 올라가고 일부 퇴직 재력가들이 불교와 스님들과의 인연을 매개로 사찰불사에 공동 투자하는 형식으로 매년 부유한 사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런 축적된 시주금을 해당 주지들이 공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사자상승 대가를 보장받기 위해 너도나도 개인사찰을 만들어 후대까지 편안하게 생활해 보겠다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다. 향후 세월이 흘러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고유한 사찰개념이 아니라 포교당도 아니고 개인 살림집도 아닌 어정쩡한 개인사찰을 만들어 종단에 등록해 조계종 사찰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조계종 사찰은 대부분 공찰이고 고유의 문화재적 가치를 가진 사찰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개인사찰을 신축할 경우에도 총무원이 합리적인 수행공간과 잠재적인 문화재적 가치를 갖출 수 있도록 사전 관리감독을 제도화해야할 이유이다.
다음은 일반국민들은 물론이고 불교집안에서 까지 지탄을 받고 있는 비리근절과 승풍 회복을 공약하고 엄정하게 계도해야 한다. 해방이후 비구와 대처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거쳐 오늘의 비구승단을 만든 조계종단이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비리로 인해 승단이 마치 부패 집단인양 오인 받고 있음에도 현실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찾으려는 고심과 대책이 부실해 심각성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역대 총무원장 대부분이 호법의 의지로 결자해지하기에는 스스로 자유스럽지 못한 부분이 사슬이 되어 얽매어 있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명박 정권은 불교계가 계속 정권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성시화 운동과의 대척점이 될 것을 고려해 회심의 카드로 활용하겠다고 만지작거리는 내용이 스님들 개인의 비리와 비행 등 폭로 시 국민적․사회적 지탄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을 상당부분 준비해 논 상태에 있다. 특히 TV 등 언론사에서도 불교계 비리를 집중 폭로할 수 있는 상당량의 자료를 수집하거나 수집 중에 있고, 하시라도 정권과의 야합, 또는 정치적 여건에 따라 실행화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외적인 정치적 부담도 심각하지만 이제는 불교계 특히 조계종 스스로 대대적인 자정운동을 해야 만이 한국불교가 생존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고 수행종단으로서의 본 모습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는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느슨한 현재의 호법제도가 그 원인이겠지만 비행과 승풍훼손에 대한 인지상정의 관용성이 만연된 탓에 스스로 자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습적이고 고질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혁종단 출범이후 주축을 이룬 소장스님들의 신분 상승과 기득권 확보로 인해 선배스님들을 우습게 알고 비하하거나 홀대하는 풍토는 스스로 수행승이기를 포기하고 不敬師友戒를 범하는 훼불행위이다. 노스님을 폭행하고도 문서견책을 받고 유유자적하는 행동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고, 연인관계 지속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부녀자를 폭행한 스님을 겨우 몇 개월의 공권정지 처벌로 갈음하는 현재의 호계 풍토는 백년의 조계종단을 위해서라도 뿌리부터 개혁되어야 할 사자충인 것이다.
차기 총무원장은 자정과 승풍회복을 종단 내부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직을 걸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어야 대목들인 것이다. 다음은 조계종단의 고질적인 아픔을 빨리 걷어 낼 수 있도록 은처승 의혹과 무적승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진급 이상 상당수 스님들이 과거의 은처 문제로 평생의 멍에와 조롱의 대상으로 살아가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은처가 현재까지 지속되지 않는다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스스로 고해해 관련성이 없을 경우 상징적으로 사면할 수 있는 종단 분위기 마련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과거의 은처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어야 할지를 고심해 보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판단이다.
‘00 스님의 은처와 딸이 어떤 절 주변에서 불구점을 한다’ ‘00 스님은 성북동에 마련한 은처집에서 처자식과 통상 월 1회에 2～3일 정도 함께 하고 있고 총무원에 간다고 하면 은처집에 가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등의 빈축을 받고 있고 심지어는 은사의 은처 사실을 은연중 협박하는 못된 상좌도 현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로 확인된 내용이던지, 아직도 추측에 의한 오해이던지 간에 수많은 중진급 이상 스님들이 이런 은처의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오늘의 조계종단이다.
얼마 전 마곡사 주지의 매관매직 비리는 전형적인 옳아매기식 수법에 의해 발생된 사건이지만 주지 자신이 돈을 받았다는 정황이 부인하는 측면보다도 합리성이 부족해 공권정지 징계를 받고 주지 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마곡사 주지 사건 역시 ‘주지의 숨겨둔 아들이 있는데 모습도 판박이다, 모 보살과 연인관계이고 사찰운영은 그 보살이 다 한다’는 등 의도적으로 추문화하고 확산시켜 ‘친자확인을 한다․․못한다’ ‘친자 검사 병원이 00 스님의 영향력에 의해 좌우되는 곳이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라는 등 조계종에서 정치성 있는 대부분의 사건 끝 부분에는 은처나 숨겨진 자식 의혹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사건의 본질과 상관이 없음에도 이런 은처 의혹 문제로 인한 개인적 명예훼손의 심각성은 물론, ‘언젠가는 너도 나처럼 은처 문제로 망신당할 날이 있을거다’라고 복수심을 갖게 하는 등 이전투구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은처 의혹이다.
또한 툭하면 상대를 비방하는 부분이 무적승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조계종단이 70년대 말까지 단일계단 없이 특정한 원로스님이나 문중에 의해 일방적으로 계단을 만들어 수계함에 따라 문중이 집행부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이로 인한 파벌조성은 물론, 함량미달의 스님들을 양산하는 폐해가 극심했고 총무원장의 令이 집행되지 못하는 등 많은 폐단이 있었다. 이런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 80년 초에 단일계단을 만들어 통합관리형 수계를 현재까지 유지해 오고 있는데, 단일계단 이전의 수계를 인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승적위조와 수계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위증 등 당사자도 힘든 상황에 있고 또한 생존해 계신 원로스님들의 과거 수계 행위에 대한 적법성 논란 등 갈등 소지가 상당부분 내재되어 있는 점이다. 따라서 은처승과 무적승 문제는 차기 총무원장이 당시의 정황과 현재의 여건을 고려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선언적 사면 등 화합을 저해하는 근원을 없애고 향후 이로 인한 의혹 제기 등 인신공격성 행위를 규제하는 한시적 법규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역대 집행부 공히 징계 스님들에 대한 사후 규제 대책이 전무한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각종 위법으로 공권정지 징계를 받아 종무직 수행이 불가능한 스님들에 대한 종단 차원의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스님들간에는 ‘공권정지를 당해 아쉽지만 휴가로 생각하자’라는 등 사실상 치외법권 상태로 방치되고 있고 이에 따른 후유증 또한 심각할 정도이다. 공권정지를 받은 스님에게 도반이나 피해를 입게 만든 스님들이 십시일반으로 민간가옥을 마련해 주거나, 타 지역에서 포교당을 만들어 법회를 열다가 피해 여신도들로부터 ‘이게 무슨 공권정지냐’고 항의를 받는 등 해당 교구본사까지도 사실상 열외자로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징계를 받았으면 참회할 수 있는 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당연함에도 공권정지를 휴가로 인식하게 하는 풍토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본 자정센터에서 수차에 걸쳐 지적한 바와 같이 참회원을 설치하던, 불교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에서 봉사하는 기간으로 설정하던지 참회의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적으로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대목은 승단의 화합이라고 생각한다.
80년대 이후 세 번에 걸친 종단개혁을 통해 많은 스님들이 체탈과 제적 등의 징계를 받은 후에도 종단 내․외곽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무․유형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의도적으로 이를 모르는 척 무시하는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종단 입장이다.
과거 종단에서 중추를 책임지었던 스님들에 대한 공․과가 친․소여부에 따라 판단 기준이 확연하게 다르긴 하지만 나름대로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에 뚜렷한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고 이런 스님들의 상좌 등 문중스님들이 종단의 중진이상으로 활동하고 있고 여타 스님들도 사형사제간의 인연 등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묵과하거나 도외시하기도 녹녹한 것이 아니다. 비리 등 사회적 지탄의 문제로 종단을 떠난 것은 불가하지만 누가보아도 당시의 정황상 정치적으로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거나 당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었다면 시기적으로 새롭게 재조명하고 대중의 공의를 모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가장 마음 아픈 것은 큰 한을 품고 열반하신 서암 전 종정스님에 대한 복권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이 지금의 조계종단인 것이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이 시점에서 이런 스님들을 받아준다고 해서 종단의 역학관계가 역전되거나 풍파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고 본다. 오히려 이를 두려워한다면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치부만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고 화합을 두려워한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도 있는 것이다. 차기 집행부는 현실 유지에 급급한 허약한 종단이 아님을 천명하기 위해서라도 대화합 차원의 사면을 심도있고 자신감있게 논의할 수 있는 지도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이부승(비구,비구니)만이 아니라 사부대중 공히 불교계가 대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환경이 어렵게 형성되어 있고, 내적으로는 스스로 고립무원을 자초할 수 있는 부정적인 내면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따라서 불교계를 이끌고 지도해야할 조계종단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하고 적법한 방법은 모든 스님들이 수행 발심해서 공명정대하고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차기 총무원장 스님을 선출하겠다는 공의에 합의하고 실천해 준다면, 이를 바탕으로 출범하는 새 집행부 또한 신임 총무원장 스님을 정점으로 外强實理하고 內柔嚴正하게 종단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있으리라는 희망과 기대를 발원하면서 간곡한 마음으로 어려운 제언을 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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