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웅 전문위원, ‘한국사회 불평등과 종교의 역할’ 세미나서 촉구
윤성식 교수 “부처님은 외로운 사람까지 보살피는 총체적 복지 주창”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한국사회 불평등과 종교의 역할’을 쩨로 6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교와 사회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빈부격차와 불평등은 가장 오래되고 치명적인 ‘사회적 질병’”이라는 소장 법안 스님의 진단처럼 한국사회의 토지, 노동, 복지, 교육 등에서의 온갖 불평등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불교적 대안의 모색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됐다.

이정우 교수(경북대 명예교수)의 ‘불평등 한국, 어디로 가나?’ 기조 강연에 이어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불평등 한국의 현황과 대책- 임금 불평등의 현황과 대책-’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발표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 그리고 암담한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예시와 경륜을 통한 통찰을 통해 심각성을 지적한 이정우 교수는 14세기 영국의 신부 존 볼의 유명한 연설 “아담이 밭 갈고, 이브가 베 짤 때 도대체 누가 양반이었느냐?”를 소개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월호 유족에 대한 진심어린 위로, 경제학의 이른바 ‘낙수 가설’에 대한 부정 등의 종교지도자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의 사례를 거론하며 불교에 대해서도 자비희사의 사무량심과 화엄경의 보살심 등을 예로 들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 해소에 한국불교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에둘러 요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윤성식 고려대 교수(행정학과)는 토론문에서 불교이상국가의 모델을 ‘정법국가’로 정의하고, 불설장아함경(T.1) p.22a05.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라. 부디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하지 말라. 온 나라 안에 법 아닌 것이 행하지 않게 하라. 이것이 곧 ‘내가 다르시는 것’이라 한다”를 인용하면서 “기업이 과도하게 정부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한국 상황은 군주조차 평등해야 하는 불교의 정치사상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계급제도를 부인하고, 여성의 출가를 허용한 불교를 예로 들면서 불교는 매우 파격적인 평등사상을 가진 종교라고 전제하며 “붓다는 매우 강력한 복지국가를 주장했고, 가난한 사람은 물론이고 노인과 같은 약자와 심지어 외로운 사람까지도 보살피는 총체적 복지국가를 권장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불교국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처님의 평등사상은 대한민국 곳곳에 전달되어 오늘날 사회가 처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어야 하며, 대승불교의 중생구제란 바로 이러한 불교의 정신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도 토론을 통해 “불교에서 업은 받아들여야 되면서도 만들어 나가는 것이며, 특히 거대 억압된 구조가 나약한 인간들의 최소한의 삶의 전망마저도 방해한다면 그 원인을 만들어내는 자본 탐욕과 국가에 대해서도 (불교는) ‘자본은 탐욕을 버려라! 국가는 불평등의 구조를 없애라!’고 또렷하게 말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서 도출된 의견들은 불교계에 불평등 구조가 시급하고, 승가조차 빈부격차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함께 보여줬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