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수 가톨릭프레스 발행편집인 6월 2일 달라이라마방한추진위 국제포럼서
달라이라마 초청은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 초청 때와는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6월 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달라이라마방한추진회(상임대표 금강 스님, 공동대표 진옥 스님 박광서 교수, 이하 추진회) 주최 국제포럼에서 가톨릭 신자인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발행편집인(해방신학연구소장. 사진)에 의해 제기됐다.
김근수 편집인은 이날 ‘한국사회에서 종교 역할과 달라이라마의 방한의 의미’란 제하의 주제 발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후 한국 가톨릭은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근수 편집인은 “교황의 방한 일정을 돌아보면 정권은 어떻게든 교황 방한을 유리하게 이용하려 했으며, 가톨릭교회는 교황을 고통 받는 현장에 모시고 가지 않으려 애썼다”고 회고했다.
이어 교황 방한 후 가톨릭 신자 숫자도 별로 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많이 변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워 ‘교황 방한 특수’도 거의 없었다면서 “문제는 한국가톨릭”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매년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도 한국 가톨릭이 크게 참회하지 않는다면 한국 가톨릭은 별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가톨릭 문제는 결국 한국 가톨릭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달라이라마가 해마다 한국을 방문해도 한국불교는 개혁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달라이라마 방한 성사 방안도 중요하지만, 한국불교를 개혁할 수 있을지 준비 자세로서 진지하게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김근수 편집인은 한국불교에 좋은 알리바이 하나 만들려고 달라이라마를 초청하려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한국불교의 초라한 모습을 확인하고 실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근수 편집인은 “한국불교는 나쁜 추기경이 나쁜 교황을 뽑고 나쁜 교황은 다시 나쁜 추기경을 뽑아 요직에 배치한, 중세 가톨릭의 잘못을 본받지 말라”면서 “깨달음과 수행보다 불교개혁이 더 중요하고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불교는 달라이라마를 당당히 초청할 만큼 떳떳한 상태인지,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처지인지 묻고 싶다”면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맞아 불교와 불자들은 ‘불기지심’이란 말씀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위에는 개신교와 가톨릭 단체나 인사를 포함시켜 달라이라마 방한을 불교를 넘어 온 국민의 축제로 승화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니지 않던 고통 받는 현장과 사람을 달라이라마가 방문하고, 불교 기관이 아닌 이웃 종교 기관과 넉넉히 접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의 가치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중생에게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대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정치력을 동원하는 일을 마치 자랑처럼 잘못 알고 있는 가톨릭의 처신을 불교는 결코 본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달라이라마, 평화와 공존을 말하다’란 주제로 열린 이날 국제포럼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달라이라마 방한의 의미 등을 조명해 많은 사부대중의 참석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앞서 1부에서는 티베트 불교학의 정립과 발전에 기여한 제프리 홉킨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명예교수가 방한해 ‘달라이 라마와 함께한 나의 작업’이란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또 허우성 경희대 교수가 ‘달라이 라마의 자비와 실천사상’을, 이향순 미국 조지아대 교수가 ‘달라이라마와 여성불교’,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가 ‘인권문제와 달라이 라마’, 조성택 고려대 교수가 ‘달라이라마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포럼에 앞서 추진위 상임대표 금강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달라이라마의 방한 가능성은 예전보다 분명 높아졌기에 스스로의 준비와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열리는 국제포럼은 달라이라마의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가 한국사회와 종교계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지 미리 저검하고 방한이 필요한 이유를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모든 티베트인들도 자유롭게 방한하고 있는 가운데 오직 달라이라마 존자만이 방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허용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처사는 매우 부당하며 자주국가의 위상을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정부도 금년 중 달라이라마가 방한할 수 있도록 용단을 내리고 중국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81세의 연로한 종교지도자에게 더 이상 가혹한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지 말기를 중국과 한국 정부에 강력히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