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 등, 6월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긴급 토론회
3대 종교계가 구조조정 위기에 몰린 조선 산업의 현황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 이하 사회노동위)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센터, 천주교 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함께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소 위기와 대량해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수만여 명이 대량해고 위기에 처했음에도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공간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종교계가 대량해고 사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허민영 경성대 교수가 발제에 나서며 ‘조선산업 위기와 대량 해고사태의 교훈과 과제’를 살폈다.
허 교수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 3사의 경영손실은 2014년부터 가시화돼 2015년 더욱 심화됐다”면서 “지난 3년 간 이들의 영업손실은 총 10조 9천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대규모 적자가 대부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했다며, 적자의 주요 원인을 무리한 시장진입으로 꼽았다. 하지만 세계적 불황과 추가 부실 가능성이 여전해 대규모 감원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1천500명을, 대우조선해양이 200명을 감원했으나 올해 현대중공업은 약 3천 명의 사무관리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에 나섰으며, 대우조선해양은 2천여 명의 정규직 감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문제는 사내 하청노동자의 대규모 감원사태의 진행”이라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2014년 말부터 최근까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8천530명이,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동자 5천340명이 각각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번 달 약 1만 명의 사내하청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허 교수는 이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고용대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고용위기 지역을 지정하고, 특별고용지원 업종을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정책은 시의성과 고용효과가 떨어지는 한계점을 지닌다고 밝혔다.
그는 지자체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고용관리기금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면서 일자리 예산의 적절한 활용을 통한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자 정수용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은 대량해고에 맞닥뜨린 현실에서 종교계의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수용 신부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구조조정의 대상은 결정권을 가진 경영자보다는 노동자 중에서도 비정규직과 더 약한 사람에게 떠넘겨진다”면서 “합리적 과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를 대규모, 일방적으로 해고하며 가장 약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 얼마나 큰 아픔을 가져오는지 우리는 충분히 경험했다”면서 “조선업의 위기를 대량해고로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종교계는 과거의 아픔이 재발하지 않도록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함께 아파하며 무뎌진 시대의 양심을 일깨우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