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오후 1시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서 1차 원로회의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을 초대 원로회의장으로 선출하는 등 조계종 역사상 첫 비구니 원로회를 구성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육문 스님, 이하 비구니회)는 5월 3일 오후 1시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 2층 회의실에서 제1차 원로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원로회의에는 지난 3월 24일 연 제9차 정기총회에서 추대한 원로의원 18명 가운데 명수․행돈․묘관․명성․법희․재희․수현․혜준․혜운․불필․자광․재운․일법․운달 스님 등 14명과 전국 지회장, 주요 소임자 등이 참석했다.
비구니회 부회장 본각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원로회의에서 원로의원들은 수현 스님을 임시의장으로 선출해 회의를 이끌며 원로의장에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명성 스님은 수석부의장에 수현 스님, 부의장에 일법 스님, 운달 스님을 호선했다.
명성 스님은 청각 문제를 이유로 의장직 수락을 수차례 정중히 사양했으나, 원로의원 스님들의 계속되는 권유로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의 첫 원로의장직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종전 회칙에 기재돼 명칭만 쓰여지던 비구니회 원로회가 조계종단 역사상 처음 구성됐다.
제개정된 원로회칙에 따르면, 원로 스님은 전국비구니회 회원 중 최고의 수행복덕을 겸비한 스님으로, 비구니회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수행승가의 상징이 된다. 원로회는 전국비구니회의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원로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정권한과 해결방안, 지시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원로회 구성은 제11대 전국비구니회 회장 육문 스님의 선거 공약 중 하나로, 비구니회는 앞서 지난 3월 24일 연 제9차 정기총회와 제19차 운영위원회 구성회의에서 회칙을 제개정하며 명예원로의원과 원로의원을 각각 추대한 바 있다.
명성 스님은 취임 소감으로 “의장을 맡으려면 덕망과 법력이 있어야 하나 본인은 수행력이 부족해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지만 원로 스님들의 고견을 모아 회의가 성립된다면 성과 있는 회의가 될 것”이라면서 원로의장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어 “앞으로 고견을 많이 말해 달라”면서 원로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수석부의장 수현 스님은 “원로의장 스님과 원로 비구니 스님들을 잘 모시고 스님들의 심부름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의장 일법 스님은 “원로의장 스님들의 뜻을 받들어 부족하나마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부의장 운달 스님은 “열심히 의장 스님과 원로 스님을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면서 “아직 젊으니 뭐든지 시켜 달라”고 말했다.
전국비구니회는 이날 첫 원로회의에 이어 오후 2시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 큰법당에서 비구니 원로회 고불식(부처님께 고하는 의식)을 봉행했다.
운영위원장 혜원 스님의 사회와 교육국장 보정 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된 이날 고불식에서 비구니회 회장 육문 스님은 ‘모시는 말’을 통해 “어른 스님과 행정부 스님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원로회가 구성된 오늘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고불식이 마련되기까지 애쓴 스님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화합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면서 비구니 스님들이 협력해 비구니회의 발전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원로회의 초대의장으로 선출된 명성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원로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지만 없으면 이상한 눈썹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원로 스님들이 덕행과 법력으로 일선의 스님들이 박차를 가하도록 긍지를 갖고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 동량과 초석이 돼 달라”고 말했다.
원로회 수석부회장 수현 스님은 고불문을 대표 낭독하며 “40여 년의 전국비구니회 역사에서 원로회 선포는 한국불교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면서 “비구니들도 대한불교조계종단 이부 승가의 한 축으로서 그 역할에 임하고,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비구니 승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고불식에 참석한 스님들은 원로회 스님들에게 꽃을 전달하며 한국불교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데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이날 고불식은 반야심경, 경과보고, 헌향과 헌화, 모시는 말씀, 인사말씀, 고불문 낭독, 꽃다발 증정, 축가,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