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계종단은 정교분리원칙을 훼손하는 선거개입 행위를 중단하라’ 논평 발표

종자연은 이 논평에서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이 나경원, 박영선, 권영세 등 유력 정치인들의 선거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정치인들은 이를 불교계의 지지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상 정교분리의 원칙은 정치권은 물론 종교단체도 당연히 지켜야 할 원칙이며, 종교인의 정치개입행위 역시 자제․근절돼야 마땅하고 주장했다.

종자연은 조계종 총무원장의 유력 정치인 선거활동 지원과 함께 조계종 한전부지환수위원회의 3월 23일 서울시청 법회에서의 “더 민주 총선필패”, “박원순 대권불발” 구호는 차후 국가의 행정작용과 예산 심의, 입법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종자연은 선거 국면에서의 종교단체는 여야를 막론하고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면서 종교 본연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계종은 종단 기관지인 불교신문을 통해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의 구호에 대해 “일부 참가자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해당 구호를 외쳤을 뿐 종단의 공식 입장이 담긴 것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불교신문은 총무원장 스님의 유세 현장에서 찍힌 사진에 대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역행사에 참여했다가 차량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후보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눈 것 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에서의 문제가 된 구호는 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에 게재돼 있었으며,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의 차담과 유세장 이동 경로, 식사 등과 관련된 글과 사진이 관련 후보의 SNS에 담겨 있어 논란이 종식될 지는 의문이다.

이하 논평 전문.

<논평>조계종단은 정교분리원칙을 훼손하는 선거개입 행위를 중단하라.

  지난 3월 23일 조계종단은 과거 봉은사 토지였던, 강남구 삼성동 구 한전부지를 환수하겠다며 개최한 서울시청 법회에서 조계종 환수위원회 명의로 “더 민주 총선필패”, “박원순 대권불발”등의 피켓과 “재벌과 더불어? 서민과 더불어? 더민주-한전부지 개발허가 즉시 중단하라!”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동일한 구호를 외쳤다.

 

  또한 조계종 총무원장은 최근 종교를 가리지 아니하고, 나경원, 박영선, 권영세 등 유력 정치인들의 선거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정치인들은 이를 불교계의 지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 중 박영선 의원은 지난 2월 29일 국회에서 개최된 특정 종교 기도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고 공언했을 정도로 조계종의 차별금지법에 대한 방침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물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작년 6월, 8월, 9월 차별금지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연이어 공식적으로 표명하였는데, 그런 자신의 가치관과 정반대되는 원칙을 가진 자의 선거활동을 돕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우리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그동안 정교분리의 헌법상 대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공직자와 종교인의 종교편향행위는 물론 종교인의 정치개입 행위, 정치·권력과 종교의 유착을 감시하고 이를 비판하여 왔다.

 

  조계종단이 문화재 보수비용, 템플스테이 예산, 10·27법난 기념관 부지 매입비용 등을 정부의 예산안 편성 및 국회의 심의를 거쳐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위에서 언급한 조계종단의 정치구호, 가치관과 종교를 가리지 않는 유력 정치인에 대한 선거 지원 등은 차후 국가의 행정작용 및 예산 심의, 입법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으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헌법상 정교분리원칙은 정치권은 물론 종교단체도 당연히 지켜야할 원칙이며, 종교인의 정치개입행위 역시 자제되고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특히 선거 국면에서의 종교단체는 여야를 막론하고 부당한 영향력행사를 자제하여야 하며, 종교본연의 자세를 견지하여 과전이하(瓜田李下)의 자세를 솔선수범해야함을 다시금 밝히는 바이다.

 

  조계종단은 정교분리원칙에 따라 선거개입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2016년 4월 11일
종교자유정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