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 감상의 최고 안내서 … 20년 만에 재출간

선시감상사전
석지현 지음, 민족사
한국편 1326쪽, 5만8000원
중국·일본편 788쪽, 3만8000원

석지현 시인의 정신적 편력은 불교에서 탄트라 감각의 세계로, 라즈니쉬로, 구약과 신약의 세계로, 힌두 명상의 세계로 끝없이 이어졌다. 어느 날 그는 스스로 겸허한 인간으로 돌아왔다고 고백한다. 일찍이 『선시(禪詩)』를 펴냈던 그는 두 번이나 강산이 바뀌고 난 뒤 그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 가운데 하나인『선시감상사전』을 펴내기로 했다. 글을 옮기고 해설을 붙이는 일에 매달리기를 4년, 우여곡절 끝에 1997년 마침내 책이 완성됐다. 그의 정신적 편력의 귀결점은 바로 선(禪)이었다.

석지현의 『선시감상사전』이 독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20년 만에 재출간됐다. 책은 한국편과 중국·일본편 두 권으로 구성돼있다. 책에는 한·중·일 선자(禪者)와 시인 306명의 작품 1,431편이 국가·연대·작가별로 정리되어 있다. 작가소개를 통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살필 수 있고, 작가별·원제별 찾아보기를 덧붙여 시 사전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107명(997편), 중국 169명(260편), 일본 30명(174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 책에는 깨달음을 노래하면서도 문자의 미혹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선승들의 오도(悟道) 세계, 존재와 세계에 대한 직관과 통찰을 바탕으로 하는 시인들의 언어 세계가 담겨져 있다. 선승들이 느꼈던 깨달음의 희열을 노래하는 시, 겸허한 침묵 속에서 우러나온 생활의 서정을 노래한 선시들은 물론, 선적이고 명상적 분위기가 풍기는 시, 각 계절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선시들이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지금 우리 곁으로 다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