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 스님, 4월 8일 조계종 교육원 주최 2016년 제1차 교육아사리 포럼서

30년 전 출가자는 사미160여 명, 사미니 150여 명 등 평균 300여 명 이상이 출가했으나 올해 출가자는 사미 54명, 사미니 26명 등 80명으로 30년 전 대비 25%에 남짓한 수준에 이르렀다.

머지않은 미래 교단 존립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출가 지원율이 뚝 떨어진 가운데 출가 발심자를 맞이할 종단의 차원 높은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4월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 주최 2016년 제1차 조계종 교육아사리 포럼에서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 스님(사진)에 의해 제기됐다.

이날 법응 스님은 ‘출가, 그 새로운 의미를 찾다’란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높은 이상으로 출가하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한 종단 토양부터 자가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법응 스님은 출가를 세상의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삶으로의 입문으로, 출가 승려는 석가모니부처님과 그 가르침과 행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지닌 자로 바라봤다.

법응 스님은 ‘인류와 만생명의 스승’인 출가자가 줄어든 이유로 한국불교 자체에 대한 사회적 메리트와 기대치의 추락을 꼽았다. 또 21세기가 디지털 시대인데다 다양성의 사회로 명상, 요가, 무술, 상담, 점성술 등으로 종교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거나 대체할 수 있음에 주목하고, 출가자 감소가 비단 불교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종교계에도 적용되는 시대적 사회문화적 특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응 스님은 종단이 출가자에게 의미 있는 삶과 마땅히 해야 하는 일에 대해 명쾌하면서도 확고한 인식을 심어주고 그 길을 거침없이 갈 수 있도록 환경적 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종단은 현대적 의미의 안거제도 개념으로 승려가 일정기간 수행-보살행-휴식을 할 수 있는 기본적 틀을 제도적으로 완성해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출가자가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관련 분야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종단 교육기관을 활용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응 스님은 원력과 능력을 가진 출가자가 의식주의 어려움 없이 수행과 연구활동에 전념하도록 조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출가자가 보살핌이 필요할 정도의 고령이나 병환에도 수행자로서 품위 있게 남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복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법응 스님은 종단에 부당한 공권력이나 사회의 차별과 불이익으로부터, 수행환경의 침해로부터 출가자를 적극 보호하고, 부단한 혁신을 경주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지정토론자 해인사승가대학장 무애 스님은 종단에 업무전담팀 운영과 1~2개월의 체험형 출가, 명퇴한 지식인의 흡수 등을 제안했다.

중앙종회의원 만당 스님은 종단이 누구나 쉽고 깊이 이해하고 간결 명확한 모든 교리 강요와 수행의 실천 체계가 집약된 통합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신심과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종단 차원의 교육용 교재 발간을 강조했다. 또 중앙종회에서도 은퇴자 특수출가제도 등을 반영하기 위해 출가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교육원과 공동으로 제도개선 논의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문광 스님은 서울 혹은 수도권 내에 대학원 스님들의 전용 기숙사를 마련하고, 기숙사에 부설연구소를 함께 설치해 종단의 우수한 석학 출가자를 양성하는 데 힘써달라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