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추본 신임본부장 법타스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서 향후 계획 발표
"코앞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남북불교가 함께 봉행하는 방안 모색"

"꽃소식이 남쪽부터 올라오고 있는데, 북에도 꽃소식이 있는지 알 수 없다. 남북 관계는 최악의 대결상황이라 봄은 왔지만 봄이 왔는지 알 수 없는 춘래불사춘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저는 지난 30년 간 남북 교류관계에 봉사해왔다. 지난 시절 몸으로만이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이 분야에 기여해왔다. 그래서 이 분야에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이 자리를 맡긴 종단의 뜻을 잘 알고 있다."

조계종민족공동체추진본부(이하 민추본) 신임본부장 법타 스님이 4월 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대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북 주요사찰 불상의 개금불사 추진' 등 민추본의 향후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법타 스님은 '이명박 정권 이후 우리 정부는 햇볕정책이 잘못된 것이라며 사실상 매도해온 것이 사실이며, 또한 북을 다루는 방법이 서툴러 남북관계는 극도로 악화일로를 겪고 있고, 천안함 폭침이나 개성공단 폐쇄 문제 등으로 대표되는 남북관계 경색은 오늘날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져 민간분야의 남북관계까지 전면 단절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법타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은 1700년 불교역사를 지탱하고 있는 종단이고, 2000만 불자들의 구심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위상에 걸맞게 분단의 시대에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 한국불교가 남북 문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타 스님은 "우선 남북불교에서 당면과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올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남북불교도가 함께 하는 것"이라며 “남북불교 동시 봉축법회 및 공동 봉축발원문 채택, 신계사에 봉축연등 달기를 공동으로 진행하자”고 북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에 취임 제일성으로 제안했다.

또한 오는 10월 금강산 신계사 복원 9주년 기념일을 맞이하여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 금강산 관광재개를 기원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이를 위해 6월 8일 민추본 창립기념일부터 10월 13일 금강산 신계사 복원기념일까지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 금강산 관광재개 기원 신계사 등달기'를 1만2천 연등을 목표로 추진하게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금강산 신계사 복원 9주년 기념일(10월 13일)에 즈음하여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 금강산 관광재개 기원 신계사 성지순례 참가단' 1200명을 목표로 모집하고 관계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방북순례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법타 스님은 이밖에도 공존과 상생, 합심의 통일의식 확산을 위해 민추본 통일교육사업을 보다 체계화하고 확대하겠다는 복안도 언급했다. 이를 위해 월례강좌, 민족공동체 불교지도자 과정, 불교청년기획자 과정 등 기존에 시행해오던 통일교육사업을 포함하여 의식수준의 편차, 계층별 특성, 교육주제별 특성에 따라 종합적인 불교 통일교육 과정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민추본에 북한 관련 전문가를 전문위원으로 위촉 전문가 자문단 조직을 신설하고, 대북사업 및 통일사업의 기금을 확충하기 위한 민추본 후원기구의 설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타 스님은 특히 “북한의 50여개 주요사찰이 남측 불교계의 지원으로 단청불사가 마무리 되었지만, 어쩌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불상의 개금은 이루어지지 못해 대부분의 불상들이 퇴색되었거나 가금(假金)으로 개금을 한 형편이어서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라면서 “우선 묘향산 보현사 등 북 소재 주요 사찰의 불상부터 개금불사를 단계적으로 남쪽 불자들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남북불교의 공통된 뿌리를 찾는 학술적 작업도 아울러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법타 스님은 이어 민추본 조직 정비 및 강화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추본 내부적으로는 지방조직을 전국적으로 늘리고, 부산 등 기이 설치된 지방조직은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계획 등을 언급했다.
 
법타 스님은 또 ‘개인적인 입장’이라는 전제로,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인한 핵주권포기의 재검토 필요성과, 조건 없는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시행 등을 촉구하고 싶다“는 통일전문가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법타스님은 지난 3월 14일 민주본 본부장에 위촉된 바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민추본 당연직 부본부장인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정문 스님과 사무총장 진효 스님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