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선출된 호법원장 무효 가결하며 ‘종헌종법 엄격 준수’ 선언
“관행 남발이 분규 자초” 명분론 승리…올해 예산 51억4522만원 통과  

종헌종법을 엄격히 따를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이어져온 관례를 인정할 것인가?

지난 3월 28일 열린 태고종 제124차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중앙종회의원들이 ‘엄격한 종법 적용’과 ‘오랜 관행의 인정’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날 논란의 핵심은 지난 2014년 3월 26일 제113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의 호법원장 선출에 대한 적법성을 따지는 것이었다.

이날 태고종 종회의원들이 찬반투표 끝에 내린 결론은 ‘2014년 호법원장 선출 무효’. 찬성 25표, 반대 19표로 종헌종법 엄격 준수에 종회의원들은 힘을 실었다. 2014년 호법원장 선출의 적법성을 가리는 것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관행으로 이루어진 결정들로 인한 분규의 씨앗을 두 번 다시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날 종회의원 송헌 스님은 16명의 종회의원들이 발의한 ‘호법원장 선출에 대한 적법성 및 호법원장 선출의 건’의 대표설명에서 “종헌종법 상 호법원장 선출은 중앙종회 재적의원 과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당시 종회에서는 재적의원 58명 중 19표 밖에 얻지 못했으므로 호법원장 선출은 무효”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의 종회의원들은 “당시 종회 결의를 통해 호법원장 입후보자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수열 스님이 후보자간 합의를 통해 당선된 것”이며 “또한 후대 종회에서 선대 종회의 결의를 뒤집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들은 반박은 상당한 공감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종법에 명시된 내용을 준수하지 않고 관행에 의해 중요한 안건이 결정된 것의 적법성을 따지는 것에서부터 분규와 다툼이 시작됐으며, 지난 1년 반 이상의 종단 내홍도 역시 이런 관행이 불씨를 제공했으므로, 이번에 새롭게 출범하는 중앙종회부터는 모든 결정을 종헌종법에 명시된 대로 원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원칙론에 밀렸다. 

태고종 중앙종회(의장 설운)는 3월 28일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제124차 임시회’를 열고 종무행정 감사보고 및 세입세출 결산, 호법원장 재선출, 종단부채해결위원회 구성 등을 의결했다. 이날 종회에는 재적의원 54명 중 44명이 참석했으며 지홍 스님 등 보궐선거를 거친 6명이 새로 종회의원으로 신고했다.

    
태고종 중앙종회(의장 설운)는 지난 3월 28일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제124차 임시회’를 열고 종무행정 감사보고 및 세입세출 결산, 호법원장 재선출, 종단부채해결위원회 구성 등을 의결했다. 이날 종회에는 44명의 종회의원 스님들이 참석했다.

호법원장 선출 무효 결정과 함께 이와 함께 상정된 종단부채 해결을 위한 위원회 구성은 중앙종회 의장단 위임을 전제로 만장일치 통과했으며 2015년 세입세출결산은 지난 태고종 분규 당시 발생한 차입금을 기채승인하는 조건으로 원안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태고종 세출예산은 51억4522만 원이다. 한편 이날 종회는 교무부장 상진 스님 인준안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