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서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 봉행 
 

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가 23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를 봉행한 가운데 바른불교재가모임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청산하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정부에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조계종이 봉은사 옛 땅인 한전부지의 개발 인.허가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공동위원장 지현․원명 스님, 이하 환수위)는 3월 23일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를 봉행했다.(사진)

이날 법회는 환수위가 현대자동차의 한전부지 관련 개발 인허가 과정을 서두르는 서울시에 항의하고, 봉은사 소유 10만 평의 환수를 위해 마련된 자리로, 경과보고, 봉행사, 대회사, 대회연설, 결의문 낭독, 시청광장 주변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위원회 상임위원 혜일 스님은 경과보고를 통해 구 봉은사 토지가 불법 강탈됐다고 주장했다. 혜일 스님에 따르면, 정부는 1970년 1월 8일 상공부에 지시해 봉은사 토지 국유화 작업을 지시했고, 상공부는 서울시를 통해 서울시 윤태진 도시계획과장을 앞세워 등기 권리권자도 아닌 총무원을 ‘겁박’, ‘허위 강제 매매 계약서’를 작성케 했다고 설명했다.

혜일 스님은 또 이렇게 작성된 매매 계약이 ‘허위’이자 ‘사기극’이었다며 “서슬퍼런 정권 하에서 결국 경내지 10만 평을 빼앗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환수위 공동위원장 지현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1971년 총선과 1972년 대선을 앞두고 과거 정권의 강압에 의해 정부와 종단이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는 ‘정부 일’을 빙자한 명백한 불법 강탈로, 이 같은 불법 행위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기를 발원한다”고 밝혔다.

공동위원장 원명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이 법회는 과거 서울시가 불교계에 행한 잘못을 바로 잡는 역사 바로 세우기이자 불교의 자주권과 존엄을 회복하는 거룩한 법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서울시가 불교계 목소리를 무시하고, 법적으로 문제없다며 한전부지에 105층 글로벌비즈니스 센터를 짓게 하고 그 대가로 1조7천4백억 원이라는 공공기여금을 받아 서울시 동남권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의 각성과 개발 인·허가 중단을 촉구했다.

환수위 집행위원장 법원 스님은 결의문 낭독을 통해 한전부지의 봉은사 환수와 서울시의 현대자동차의 한전부지 부지개발 인·허가 절차 진행 중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서울시장에 불교계와 함께 ‘봉은사 경내지 불법 강탈 공동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현대자동차에 참회를 요구했다. 
 

스님 300여 명을 비롯해 봉은사.조계사 신도 등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경찰추산 3천5백여 명)은 ‘토지반환 책임져라!’, ‘반환하라 한전부지’ ‘불법 강제수용 원천무효’란 피켓을 들며 서울시장에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 중단을 촉구하고 서울시장에 참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일부는 ‘한전부지 개발허가 더불어민주당 총선필패’, ‘관선시장은 토지강탈 민선시장은 책임회피’, ‘박원순은 대권 불발! 더민주는 총선필패’라는 정치적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법회에 동참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 행신동에 사는 불자 이 모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에 촉구할 일을 왜 서울시장에게 해결하라고 하는 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이와 관련, 이날 바른불교재가모임(상임대표 우희종)도 서울 시청광장을 찾아 ‘사찰 땅 강탈한 박정희 군사 독재정권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청산하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아울러 대한불교청년회(중앙회장 전준호)도 ‘천년 사찰 땅을 빼앗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마지막 청산을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동참했다.

한편 환수위 위원 스님들은 법회 후 박원순 시장 면담을 위해 시청에 진입하려다 청사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환수위는 이후 서울시청 광장에 ‘한전부지 환수 및 개발인허가 저지를 위한 정진 법당’을 설치해 무기한 기도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제2차, 제3차 기원법회 등을 이어나가고, 서울시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전국 사찰이 참여하는 100만 서명 운동에 돌입하는 등 범불교적 실천행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