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3월 11일 불교사회연구소 주최 호국불교연구 토론회서

불교계가 연구가 미비한 개항기 후 불교계의 대응과 동향 등을 적극 연구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3월 11일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개최한 호국불교연구 토론회에서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사진)에 의해 제기됐다.

한동민 팀장은 이날 ‘정리와 전망-3.1운동과 불교계의 항일운동’이란 주제로 기조발제하며 “의병전쟁기 불교계의 동향, 특히 의병과 일본군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주제이지만 이때의 항일투쟁에 대해서는 단편적 언급으로 체계적 연구는 전무한 상태”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기존 연구가 일본 종파 불교의 영향 아래에서의 불교계 학교 운영의 설립.운영 측면이 강조됐다면서 친일적 양상에서 자생적으로 변화한 한말 불교계 학교 운영에 대한 연구를 제안했다.

아울러 교단적 차원의 조직적 대응 없이 총독부를 비롯한 권력에 견인됐던 상황에서 전통불교의 수호를 위해 노력했던 승려들에 대한 활동과 노력에 대한 적극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만해 한용운과 백용성 등 대표적 항일운동의 주체에 대한 연구 시 문학, 불교, 역사 등 개별적 연구보다는 앞으로 총체적 연구가 진행돼야 하며, 종교학, 탈근대성, 비교종교학, 사상의 계보 등 연구 분야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일 행위와 관련된 연구에도 “항일, 친일이라는 이분법적 구분보다는 역사적 시기구분에 입각해 불교계의 주체적 계기와 시기에 따른 친일의 내용과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종단 차원에서 살아있는 독립운동 주역과 근현대불교사에 족적을 남긴 승려들의 증언 채록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집 진각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지역인 평양, 원산, 신의주 등 대도시에서 행해진 불교운동에 대한 조명이 극히 미약하다”면서 “지역에서 일어난 항일운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불교사회연구소가 호국불교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3·1운동을 비롯한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항일운동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불교사회연구소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3·1운동 및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독립운동 관련 연구와 자료 수집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