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가톨릭, 개신교의 노동 인권단체가 파견법 개정안에 대해 ‘약자의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 이하 사회노동위)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천주교 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공동으로 18일 천주교서울교구청 신관 502호에서 ‘종교가 바라본 파견법’이란 주제로 종교간 토론회(사진)를 개최했다.

이날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파견법 개정안이 노동자와 사회에 미칠 영향’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파견법은 노예노동을 양산하며 권리와 책임을 불일치하게 만들고 비용 절감의 모든 책임을 사회 전체와 노동자 개인이 떠안도록 만드는 간접고용 간접고용을 합법화하기에 이를 폐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불교계 토론자로 나선 법상 스님(사회노동위)은 “파견법은 노동자를 위하기보다는 고용 불안정으로 이끄는 법으로 파견법 통과는 화합을 깨뜨리는 중요한 행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교의 가르침에는 처음과 중간, 끝이 좋아야 올바른 행위로 보기에 모두가 충족하는 충분한 해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철저한 보살도를 바탕으로 약자의 아픈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토론에 나서는 이들이 진지한 토론으로 사회의 아픔을 모두 치료하지는 못해도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는 데 앞장서 달라”고 덧붙였다.

천주교 토론자 정수용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무엇이 인간 존엄성을 추구하는 일인지, 어떤 제도가 공동선을 실현하는지, 앞으로 일어날 변화가 재화의 보편적 목적을 실현하고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와 이해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파견법 개정안을 비롯한 노동관계 법 개정을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신교의 입장에서 토론에 나선 최형묵 목사는 “파견법 개정은 더불어 공존하기 위하기보다는 힘 있는 소수의 이익만을 지키고자 하는 냉혹한 조치로 노동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또 “종교계는 사회적 약자의 삶을 보장하는 삶의 관계를 형성하는 일, 우리 사회에서 내팽개쳐진 노동권의 보장을 위해 나서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종교간 연대가 절실하고 나아가 건강한 시민사회의 여러 세력들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파견법에 우려의 뜻을 표한 이들 단체는 앞으로 국회 개정 논의 과정의 추이를 지켜보며 그에 따른 입장을 내놓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