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미술 전승 작가들이 미국으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들을 재현해 전시에 나선다.

월정사성보박물관(관장 퇴우 정념 스님)은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60일간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소장 석문 스님) 산하 나우회 회원 작가들이 미국 유출 문화재 재현작 20여 점을 재현해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불교의 전통문화 계승에 초점을 둔 여섯 번째 ‘전통문화의 둘레길 만들기’기획전의 일환으로, 해외 반출 문화재 재현 전시는 지난해 일본 반출 문화재에 이은 두 번째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한봉석 경기도 목조각장, 김범식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37호 대목장, 천경희 문경요 대표 등 총 11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도록이나 논문 등을 참조해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이후 미국으로 유출된 수월관음도, 금동여래입상 모형, 지장시왕도, 청허대사 진영 등을 재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주광관 동양전통미술연구소 대표는 LA카운티박물관 소장 철조여래좌상에 ‘돌아올 회’(回)를 이용해 국외로 유출된 문화재가 환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회(回)’를 전시한다.

김형진 디자인샐러드 대표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가섭존자와 국외로 유출된 문화재의 숫자를 작품 ‘REMEMBER’에 형상화해 국외 유출 문화재를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최선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은 이연욱 작가가 재현한 미국 LA카운티박물관 소장 지장시왕도(1841)는 동화사 염불암에서 조성한 작품으로, 화면 중앙에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는 지장보살과 의자에 앉은 시왕(十王)의 배치, 적색과 녹색이 주류를 이루는 설채법 등이 매우 특이하다고 평했다.

또 이문희 작가가 재현한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청허당대사(1520-1604) 진영은 최소한 18세기 초에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선일 문화재감정위원은“평생 한 분야만 작업하는 작가들의 모임인 나우회는 당장 환수가 어려운 해외 유출 문화재를 재현해 그 가치를 알려 왔으며 앞으로도 전통제작기법을 복원하고 전통미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