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법석
법륜 스님 지음, 정토출판사
592쪽, 2만3000원
야단법석이란 ‘야외에 자리를 마련해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이다. 스님이 법당 안 법상 위에 앉아서 거룩하게 얘기를 하면 경전과 관련된 제한된 주제가 될 경우가 많은데 법상을 마당에 내어놓아 이야기하는 사람이 어떤 조건에도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법을 청한다는 것이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지난 2014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날마다 나라와 도시를 옮겨 다녔다.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주와 중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일본까지 세계 도시에서 115회 강연을 이어갔다. 전 세계 도시를 무대로 야단법석을 펼친 것이다.
이 책은 115개 도시로 찾아가 사람을 직접 만나 나눈 대화를 담은 삶과 사람의 기록이다. 아무런 제약 없이, 그 자리에 모인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대화의 장에 풀어놓았다.
코펜하겐으로 이주하고 나서 남한에서 왔느냐, 북한에서 왔느냐 묻는 사람들 덕분에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며 언제 통일이 되느냐를 묻는 질문자에게 스님은 이렇게 일침을 놓으며 대화를 시작한다.
“통일이 언제 될 것인지 묻는 질문은 외국 사람들은 그렇게 물을 수 있지만, 한국인들이 그렇게 묻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이다. 우리가 통일이 되도록 하면 통일이 될 것이고, 통일이 안 되도록 하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왜 자기는 빠져 버리고 누가 대신해 주는 것처럼 말할까?”
1,000여 회가 넘는 대화중에 이 책에 수록된 것은 102개이다. 102개의 대화는 개인적인 문제에서 사회적인 문제, 나아가서 문명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넘나든다.
매일 열린 강연 중 사람들의 호응이 높았던 대화를 현장감을 살려 싣고 더불어 세계 곳곳의 특색 있는 방문지에 대한 감상을 곁들여 엮었다. 또, 우리 교민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대상으로 열린 강연회도 있어서 그야말로 세계인의 고민들이 총망라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