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신년하례법회가 1월 5일 동화사 통일대전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2016년 병신년 새해를 맞아 “사부대중 모두는 일생생활 속에 각자 화두를 성성하게 챙겨서 의심이 지속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새해에는 불자들이 화두 참구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진제 스님 1월 5일 동화사 통일대전에서 열린 조계종 신년하례법회에서 “금생에 이 견성법을 성취하지 못하면 어느 생에 이 고귀한 불견성법을 또 만나리오”라며, “죽음에 다다라 후회한들, 활이 활시위를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음이라. 명심하고 명심할 지어다”라고 설했다.
진제 스님은 이어 중국 당송8대문장가인 소동파와 승호선사, 상총선사 사이에 오간 문답을 소개하며 “이를 계기로 소동파는 여생을 불법의 낙을 누리며 잘 사시었다. 우리 모든 대중들은 소동파의 깨달음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화사 신년하례법회에 참석한 스님들이 종정과 원로 스님들에게 하례를 하고 있다.
이어 등단한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새해 종단하례를 맞아 종정예하의 가르침을 성심으로 받겠다”면서, “원로의장 스님과 원로의원 스님을 편안케 모시고, 청정한 수행과 자비의 실천으로 모두를 행복으로 이끄는 장엄한 빛으로 새해를 밝혀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자승 스님은 이어 “올 한해도 언제나 일선에서 근념을 다해 온 교구본사 주지스님과 종회의원 스님의 수고에 더하여, 종무기관 소임자들 또한 진력을 다하겠다”면서, “새해의 밝은 기운이 온 나라를 환하게 비추고, 종정예하를 비롯한 원로스님의 청안함과 지혜의 덕화가 종도들의 쉼 없는 정진을 이루게 하고, 진실한 ‘나’를 찾아 모든 이웃들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회는 종정 스님 불전헌향, 총무원장 스님 헌다, 삼귀의·반야심경 봉독, 삼보전 통알, 종정 스님 하례, 입정, 신년법어, 원로의원 신년하례, 대중일동 불전삼배,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신년하례법회에 참석한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동화사 통일약사여래대불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신년하례법회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원로의장 밀운 스님을 비롯한 원로의원,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 호계원장 지원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직무대행 송묵 스님,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성타 스님,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 교구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원,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을 비롯한 비구니 스님 등 스님 3백 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을 비롯한 중앙과 대구지역 신행단체 대표들과 선상신 불교방송 사장, 새누리당 유승민 국회의원 등 50여 명의 재가불자도 동참했다.
다음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병신년 신년하례 법어 전문이다.
팔공총림 동화사 2016.1.5
乾坤盡是黃金國(건곤진시황금국)이요
萬有全彰淨妙身(만유전창정묘신)이라.
玉女皆風無巧拙(옥녀개풍무교졸)이요
靈苗花秀不知春(영묘화수부지춘)이라.
乾坤(건곤)이 다 황금국이요, 만 가지 형상은 불정묘신(佛淨妙身)이라. 옥녀(玉女)는 공교롭고 졸함이 없는 것을 풍류(風流)함이요 신령한 싹에서 꽃이 핌이나 봄을 알지 못한다.
송구영신! 을미년을 보내고 병신년 새아침을 맞는 가운데도 불법의 진리가 있느냐, 없느냐?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떤 것이 새해의 진리의 법이냐?
팔공산 봉우리에 큰 바위는 큰 바위 대로 나열해 있고 작은 바위는 작은 바위대로 나열해 있음이로다.
三冬結制(삼동결제)한지 어언 한달이 지나감이라. 곧 염라대왕이 밥값을 추심함이 성큼 다가옴이로다.
이제 남은 두 달 중에 各自話頭(각자화두)를 챙겨 惺惺(성성)하게 의심하고 의심하여 一念(일념)이 지속되면 見性大道(견성대도)를 성취함이로다.
今生(금생)에 이 見性法(견성법)을 성취하지 못하면 어느 생에 이 고귀한 佛見性法(불견성법)을 또 만나리오.
죽음에 다다라 후회한들, 활이 활시위를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음이라. 명심하고 명심할 지어다.
석일(昔日)에 중국 宋(송)나라때 蘇東坡(소동파)는 唐⦁宋 八代 文章家(당송팔대문장가)에 속하는 大文章大家(대문장대가)라.
變服(변복)을 하고 承皓禪師(승호선사)를 만나니 승호선사께서 “대관大官(대관)의 존함은 어찌되오?”하고 물으니 “나의 姓(성)은 稱(칭)가요”소동파가 대답하니 승호선사께서 다시 물으셨다.
“稱(칭)가라니 그럼 제방을 저울질하러 다니오?”
“그렇소이다!”이에 승호선사가 대뜸 一喝(일할)을 하고나서 “이 할이 몇 근이나 되요?”하고 물으니, 소동파가 꽉 막혔다. 여기에서 일생동안 공부와 재치, 식견이 氷消瓦解(빙소와해)가 되었다. 그 기고만장한 위세가 다 꺾여버렸다. 그런 후로는 세상의 문장과 재주, 변재는 별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善知識(선지식)이 있다는 곳은 다 찾아서 法門(법문) 듣기를 좋아하셨다.
하루는 명성이 높고 道法(도법)이 고준한 大善知識(대선지식)이 계신다는 말을 듣고 노산 홍룡사에 주석하고 계시는 常聰禪師(상총선사)를 찾아가 인사를 올리고 “禪師(선사)님法門(법문)을 들으려 왔습니다.”하니 상총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有情說法(유정설법)만 들으려 하고, 無情說法(무정설법)은 들으려하지 않는고?”하시었다.
소동파는 난생 처음으로 듣는 무정이 설법한다는 것에 의심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화두疑心三昧(의심삼매)에 들었다. 수 십리 먼 길을 말을 타고 가는 순간 산골짝이 수십 미터 높이의 폭포에서 짚 통 같은 물이 쏟아지는 물소리에 話頭가 타파되었다.
즉시 偈頌(게송)을 짓기를
溪聲自是廣長舌(계성자시광장설)인데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가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를
他日如何擧似人(타일여하거사인)고
산골짜기 흐르는 물소리가 문득 이 廣長舌(광장설)인데 山色(산색)이 어찌 淸淨身(청정신)이 아니겠는가?
밤이 옴에 팔만사천법문을 다른 날에 어떻게 사람에게 들어 보일꼬?
왜 밤에 팔만사천법문을 들어 보인다고 하였는지 이 말의 落處를 알아야 함이로다.
소동파는 여생을 불법의 樂(낙)을 누리며 잘 사시었다.
우리 모든 大衆(대중)들은 소동파의 깨달음을 잘 살펴야 함이로다.
선지식을 만나 法(법)방망이를 맞음으로써 무정설법 疑情(의정)이 頓發(돈발)하여 見性(견성)을 하심이라.
畢竟一句 作麽生(필경일구 자마생)
妙明一句威音前(묘명일구위음전)어니
折角泥牛雪裏眠(석각니우설리안)이라.
필경의 일구는 어떠한가?
묘하고 밝은 一句(일구)는 위음왕불 前(전)이니
뿔이 끊어진 진흙소는 눈속에서 졸음이라
[주장자로 법상을 한번 치시고 하좌하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