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9년에는 크고 작은 소식들이 미디어붓다의 기사 면을 장식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동국대 사태와 용주사 주지 범계 의혹, 서의현 스님 복권 사태, ‘해종언론’ 규정 등이 불교계를 떠들썩하게 했고,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하면서 각계의 관심이 고조됐다. 이에 올 한 해 불교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을 모아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상반기 불교일정 취소․연기
올 여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으로 불교계는 행사를 잇달아 취소하고 연기했다.
이에 따라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의 제36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를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의 어린이캠프와 교육원 연수교육,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제24차 성지순례 및 제15차 합동수계법회,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창립 20주년 행사,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창립기념 토론회, (사)대한불교청년회 제34차 전국불교청년대회 등이 일제히 연기됐다.
또 사부대중100인대중공사추진위원회의 ‘재가불자 대중공사’를 비롯해 6월 열린논단, 6월 붓다콘서트 등과 전국 사찰 행사도 취소가 거듭됐다. 불교계가 운영하는 복지관도 휴관하거나 예방 지침을 전달하는 등 방역 체계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조계종은 대변인 명의의 메시지를 발표하고, 전국 교구본사와 주요사찰에 메르스를 슬기롭게 이겨내자고 당부에 나섰고, 관음종과 월정사 등이 메르스 극복을 위한 특별기도와 기우제를 각각 봉행하며 전염병 소멸을 기원했다. 그 가운데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한 동국대 경주병원이 입원 중이던 메르스 확진 환자 모두를 완치시켜 각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서의현 스님 멸빈 21년 만의 복권
조계종 재심호계원이 6월 18일 서의현 전 총무원장에 대한 재심 결정을 통해 멸빈 21년 만에 승적 회복의 길을 열어주며 불교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불교계 각 단체들은 “94년 종단 개혁이 원점으로 돌아감을 공표하는 선언”이라며 비판했고, 급기야 불교계 시민단체들이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꾸리며 서의현 전 총무원장d에 대한 재심호계원의 감형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활동했던 스님 10여 명도 한 자리에 회동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조계종 스님 342명이 선언문을 발표하며 서의현 전 총무원장 사면 결정의 전면 무효화를 요구했다.
각계 단체들도 성명을 발표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며 복권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해나가자 조계종은 ‘서의현 전 총무원장 재심 결정’을 제5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의 의제로 상정해 논의했다. 이에 대중공사 참가자들이 재심호계원의 서의현 전 총무원장에 대한 재심 판결은 잘못된 판결이라며 책임자의 사퇴를 권고했고, 이에 자광 스님이 9월 말 호계원장직을 내려놨다. 이후 ‘종단화합과 개혁을 위한 사부대중위원회’도 구성됐다.
이사진의 전원 사퇴를 불러온 동국대 사태
동국대는 지난해 12월 보광 스님이 총장 후보에 입후보한 뒤 조계종 지도부에 의한 총장 후보 강압 사퇴 의혹이 불거지며 올 초부터 내홍을 앓았다. 이어 이사장 일면 스님의 탱화 절도 의혹과 총장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의혹, 동국대 이사의 범계 의혹까지 일면서 불명예 사태가 더욱 확산됐다.
이에 따라 동국대 학생들이 무더운 여름 사찰 도보 순회를 하며 동국대 사태 알리기에 주력했고, 급기야 최장훈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의 45일 간 고공농성이,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의 50일 간 단식 투쟁이 벌어지며 동국대 사태는 점차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12월 4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었던 수불 스님이 이사직을 포기하고, 동국대 이사인 미산 스님과 금강·법인 스님들을 비롯, 불교계 단체의 연대 단식이 이어지며 동국대 사태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계속되자 동국대 이사회는 ‘이사 전원 사퇴’를 결의했다. 현재 성타 스님이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나섰지만 결의에 따른 후속조치 등이 이행되지 않고 총장 보광 스님이 사퇴할 뜻을 비추지 않아 동국대 사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용주사 주지 범계 의혹
지난해부터 제기된 조계종 제2교구본사인 용주사의 주지 성월 스님과 관련된 범계 의혹도 신문 지면을 오르내리며 교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 9월 용주사 신도들을 주축으로 한 ‘용주사 현주지 성월 산문출송 비상대책위원회’가 의혹 해소와 함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는 성월 주지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자 성월 스님은 10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은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 뒤 과학적 검사를 비롯해 진실규명을 위한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10월 16일에는 용주사 신도대표와 연대한 불교시민단체의 대표들을 형사고소하고, 명예훼손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용주사 신도비대위가 범계 의혹 등 허위 사실을 알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계 의혹을 부인만 하면서 반박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신뢰성을 기하기 위함”이라며 조계종 중앙종회에 진상 조사를 요청했고, 이에 중앙종회는 호법분과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위임했다.
그러나 연말까지 의혹 해소를 위한 어떠한 공개적 결과 발표가 없자 용주사신도비대위 등 불교계 단체들은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에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을 밝혀 새해에도 의혹과 관련된 양측의 움직임은 계속될 예정이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조계사 피신과 자진출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월 16일 수사에 착수한 경찰을 피해 서울 조계사로 피신한 뒤 18일 조계종 화쟁위원회(이하 화쟁위)에 중재 요청을 하고, 이를 화쟁위가 사실상 수용하면서 조계종을 향한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2차 총궐기 집회와 관련해 화쟁위에 중재를 요청했고, 이를 화쟁위가 받아들이며 경찰 측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를 경찰이 거부했다. 또 조계사 몇몇 신도가 한 위원장의 강제 퇴거를 시도하면서 종단 내에서도 한 위원장을 둘러싼 두 가지 양상이 나타났다.
이후 12월 5일 서울 도심에서 2차 총궐기 집회 개최 시 화쟁위를 주축으로 한 종교인들이 평화집회를 이끌었으나,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더 머무르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조계사를 방문해 자진퇴거를 요청하고, 강신명 경찰청장은 자진출석을 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퇴는 점차 악화됐다.
급기야 9일 수사 형사와 경찰관 기동대 등 경찰력이 조계사 관음전 앞 주차장까지 투입되면서 사실상 13년 9개월 만의 사찰 내 공권력 투입이 진행됐고, 이에 종무원들이 인간벽을 형성하며 경찰병력의 조계사 내 진입을 막았다.
이에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0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경찰과 민주노총에 모든 행동을 중지해달라는 입장을 발표했고, 그 다음날인 10일 한 위원장이 경찰에 자진출두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태고종 끝없는 분규, 양 원장 구속
조계종과 함께 한국불교의 큰 축인 태고종은 현 총무원장 도산 스님과 비상대책위원장 종연 스님이 올 초 종단 내분 과정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초유의 불명예를 안았다.
태고종 비상대책위원회와 총무원 측은 각각 지난 1월 23일과 2월 1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청사를 점거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이들 두 스님은 이를 주도한 혐의로 종로경찰서의 수사를 받아왔다.
이에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2월 15일 개최한 불기2559년 제3차 이사회에서 창립회원이자 부회장 종단으로 활동해 온 태고종의 양 원장 구속으로 한국불교의 위상을 추락시킨 점과 회비와 사업비 미납 등을 이유로 2016년 6월까지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선학원-조계종 갈등 심화
조계종은 지난 2월 전 호계원장 법등 스님을 위원장으로 하는 범종단기구 ‘선학원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3월 추진위를 출범시키는 등 선학원에 대응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선학원은 법인관리법과 종헌 9조4항 폐지 없이 조계종과 대화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팽팽히 맞섰고, 이에 추진위는 2013년 ‘조계종 종지종통을 봉대한다’는 등의 내용을 삭제한 선학원 이사회 정관개정 결의의 무효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결국 이 소송은 각하․기각 됐고, 추진위가 향후 소송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선학원과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추진위원장 법등 스님의 ‘비구니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는 일이 발생했고, 이에 법등 스님은 의혹의 배후가 선학원이라고 주장하며 사태는 또 다른 국면을 맞기도 했다.
‘해종 언론’ 규정 등 사상 최대의 언론 탄압
조계종 중앙종회가 11월 4일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을 ‘해종 언론’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특별결의문을 채택하면서 조계종은 하루 뒤인 5일 두 언론사에 대한 취재 지원 중단과 출입 금지를 선언했다.
또 해종언론대책위원회가 구성된 뒤 조계종 사찰의 광고 및 후원 중단, 사이트 차단조치 등을 실시해나갔다.
이에 해당 매체들과 교계 단체들이 성명과 입장문을 발표해 ‘언론 탄압’, ‘업무 방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규정 철회와 재검토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새해에도 ‘해종 언론’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구니회 혁신 계기 마련
비구니회 갈등은 올 초 전국비구니회 지회장과 운영위원 11명이 ‘운영위원회가 위법적으로 구성됐다’며 공동으로 운영위원직을 사퇴하면서 갈등의 도화선에 불을 당겼다.
이에 열린비구니모임 준비위원회(이하 열린비구니)가 3월 16일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에서 전국비구니회 정상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비구니회를 불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전국비구니회가 이 같은 결의사항을 “집행부를 장악하려는 위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점차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열린비구니가 전국비구니회장 후보로 군위 법주사 주지 육문 스님을 추대한 뒤 육문 스님이 제11대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선출되면서 11대 전국비구니회가 새롭게 구성돼 비구니회의 혁신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열린비구니는 자진 해산하고 전국비구니회의 갈등은 일단락됐다.
미붓 아카데미 강남발 불교철학 열풍
미붓아카데미가 7월 10일부터 12월 18일까지 6개월에 걸쳐 총 22강을 진행한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 주제의 대강좌가 ‘강남발 불교철학 열풍’이라 불릴 정도로 불교학계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강좌마다 100명에 달하는 대중이 수강하는 등 수강인원이 총 1천5백여 명에 달할 정도로 최근 불교학계에 유례없는 기록을 남겼다.
박찬국 서울대 교수 등 21명의 노장.소장.중진의 강사가 적절히 배치돼 서양 철학과 불교 철학을 주제별, 연대별 등으로 비교 검토하며 불교의 지성성을 개발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도 이러닝학습센터를 통해 미붓아카데미의 강좌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전국 스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