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조영선, 권영국 변호사 등이 9일 오전 11시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한택근, 이하 민변)은 12월 9일 오전 11시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에게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민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천만 노동자의 대표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기결정권과 무관하게 공안탄압, 여러 외부적 압박 등에 의해 조계사에서 나와 강압적으로 경찰에 출석하게 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민변은 ‘이천만 노동자의 대표를 불자의 도량으로 품어달라’는 제하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이들 스님들의 면담 요청은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지 조계종단과 조계사가 노동자를 포용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드리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민변은 아울러 경찰에게도 “법집행이란 명분만을 내세운 채 조계사에 의탁한 노동자들의 대표를 기어이 잡아들이겠다고 공언하는 법집행은 실질적 정당성은 갖추지 않았다”면서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이 과연 법의 정신과 민주주의 이념에 부합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노동자를 사바세계에서 축출하는 것이 부처님 법이고, 공의를 외치는 노동자를 강제로 끌어내 잡아가는 것이 우리 법의 정신이냐”면서 “불법과 사회법 모두 온전히 제 모습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권영국 변호사는 “한상균 위원장이 2천만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해 혼신을 다해 싸우고 있기에 형식적인 법집행이냐 아니냐를 두고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정부 당국에 자비, 평화를 상징하는 조계사에 공권력 투입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고 있기를 요청하며 조계사에 가장 어려운 사람이 마지막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서 이천만 노동자의 대표를 품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이 같은 입장을 기자회견 직후 조계종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