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9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공권력 집행에 대해 "경찰 조계사를 진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8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9일 오후 4시까지 한상균 위원장의 자진 출석과 이에 응하지 않을 시 영장을 강제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계종은 이날 대변인 일감 스님이 대독한 종단 입장문에서 "조계사는 조계종의 총본산으로 대한불교조계종을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자 10만 신도의 기도처"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단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 개인을 강제 구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를 또 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의 문제를 두고 종단 차원의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입장을 밝힐 때마다 "화쟁위 차원의 입장"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조계종은 또 "만일 이러한 요구에도 경찰 병력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상균 위원장에게도 거취 문제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조계종은 "종교인들과 국민들과 함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민중총궐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평화적 집회 시위 문화에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처럼 공권력 투입이란 폭력의 악순환이 발생되지 않도록 신속히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들에게도 "인내를 통한 대화와 타협만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조계사와 화쟁위원회가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다는 점을 헤아려 인내를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