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일부 스님들이 선학원과 조계종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며 모임을 결성했다.

선학원의 일부 분원장과 창건주 스님 32명은 10월 26일 서울 우이동 보광사에서 회동한 뒤 두 시간여의 회의 끝에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6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근 심화되고 있는 선학원과 조계종 간 갈등을 염려해 한 자리에 모여 회의를 통해 선미모의 결성을 결정하고, 3대 행동원칙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3대 행동원칙은 △선학원과 조계종은 한뿌리이기에 어떠한 경우에도 선학원이 탈종단화해서는 안 된다 △조계종과 선학원은 현존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대화해야 한다 △분원장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선학원 이사회는 개혁돼야 한다 등이다.

또 이 원칙에 입각한 운영위원회에 대외적 활동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는 고문에 성열 스님(서울 강남포교원)․법상 스님(부산 수월선원)․자민 스님(천안 연대선원)․설봉 스님(서울 기원선원)․효경 스님(대전 청화선원), 운영위원에 현중 스님(서울 보광사)․도무 스님(부산 해운정사)․혜원 스님(세종 신광사)․혜욱 스님(춘천 봉덕사)․명연 스님(대구 서봉사)․심원 스님(대전 청화선원)으로 구성됐다.

선미모는 “참석 스님들 외에도 다수의 분원장과 창건주 스님들이 탈종단화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에 앞으로 더 많은 분원장 및 창건주 스님들께 선미모의 행동원칙을 설명하고 동참하실 것을 권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선미모 운영위원들이 선학원 임원 스님에 공개 대화를 제안하고, 앞으로 조계종과 선학원이 한뿌리임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학원 측 한 관계자는 이 모임과 관련해 “이날 모인 스님들은 수덕사를 중심으로 한 스님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으며, 그동안 선학원 행정에 비협조적인 일부 분원장들의 모임에 불과할 뿐, 절대다수의 분원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28일 교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재단이 추구하는 이념과 행위에 대해 소수 의견이지만 반대자가 있을 수 있고, 소수의 의견이지만 참고할 것은 참고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 재단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일부 분원장이 모여 성명을 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