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대마도 도난불상이 불법적인 경로로 국내에서 유출되었다는 사실이 역사적 자료로 입증된다면, 이는 ‘불법 행위는 나라와 시대를 불문하고 일체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국내 반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제337회 국회 정기회 종합감사에서 “(서산 부석사) 불상이 불법적인 경로로 유출된 것이 확인되더라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라는 새정치민주연합 조정식 국회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해 문화재청이 답변한 내용이다.

서산부석사금동관세음보살좌상제자리봉안위원회(공동대표 주경,도신,정범,김경임,김제식,김원웅, 이하 봉안위)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봉안위는 이같은 정부의 입장은 불상이 절도범에 의해 국내에 밀반입되었더라도 그 이전에 약탈 등 불법행위가 입증되면 일본에 ‘환부’하지 않고 국내에 반환하겠다는 것으로 지난 7월, 동조여래입상의 ‘환부’와는 다른 입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부석사 불상과 같이 밀반입된 신라 불상인 여래입상은 정부가 “일본으로 반출된 정확한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문화재청 감정 결과와 이 불상에 대해 국내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찰이나 단체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서 반환”한 바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동조여래입상도 명확히 불에 탄 흔적이 기록으로 있고 복장물이 전무한 점, 일본 측이 취득 경로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반환을 반대한 바 있다. 

정부의 이와 같은 입장 표명으로 봉안위는 고려 말 왜구의 서산 지역 침탈기록, 왜구의 수장인 고노에 의해 관음사가 창건된 점, 복장물 등에 부석사에서 관음사로 이운한 기록이 전무한 점, 일본 학자들이 ‘왜구들의 일방적 청구에 의해 도래(渡來)했다는 연구 발표, 대마도와 인근지역에 화상 입은 불상이 부석사불상 외 50여점 이상인 점, 불상이 보관과 좌대 등이 없고 부석사 소장인 대세지보살이 머리만 남은 상태로 대마도 관음사에 소장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상태 등을 근거와 정황으로 채택하는 가에 따라 불상의 국내 반환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봉안위 집행위원장 이상근 문화재환수국제연대 대표는 22일 “정부도 지난해 불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불상감정, 유통경로, 진품여부 등을 조사한 바 있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원소유자인 부석사에 조사결과를 알리고, 약탈경위 입증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수장고에 있는 불상을 본래 자리인 부석사에 봉안하고 정부 간의 협의에 어려움이 있으면 한일 불교계 등 민간단체에 이 사안을 맡겨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부석사불상의 취득경로 등을 연구 조사해 『서산 부석사 관음상의 눈물』을 펴낸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의 강연회가 조계사의 초청으로 10월 28일 저녁 7시. 조계사 극락전에서 열린다. 봉안위 공동대표인 김 전 대사는 이날 대마도 소재 유물조사와 개선 대책 등도 함께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