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강을 위한 연합 방생법회 및 수륙재가 4대강 강행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신륵사 강변 모래사장에서 2월 23일 오전 10시부터 봉행된다.

이 수륙재는 화계사, 수원사, 금선사, 봉영사, 옥천암, 용화사, 법천사, 용천사, 신륵사, 좋은절 등의 스님과 재가자 1천5백여 명이 동참한다.

이번 행사의 취지는 ‘생명존중 생명살림은 불교사상의 요체이며 방생은 생명살림을 실천하는 자비행’이라는 대전제 아래 경인년 정초 기도를 부처님 전에 올리며 청정한 몸과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난 대중들이 뭇중생에게 기도공덕을 회향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을 위한 개발과 경제성장 과정에서 희생된 유주무주 고혼들의 넋을 위로하는 자리이며, 정부의 운하개발사업 강행으로 큰 위기에 처한 한반도 젖줄인 4대강과 생명의 어머니에게 올리는 이 땅 중생들의 공양이라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주최측은 이번 방생법회 및 수륙재의 기대효과 및 목표를 ▲연합방생법회를 통한 조계종 소속사찰 스님 및 신도들의 연대감 고취 ▲환경과 생명을 화두로 사회와 소통하는 방생법회 모델 마련 ▲불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생명의 강 살리기 환경운동 제안 등으로 두고 있다.

참가자들은 또 이번 행사에서 ▲우리는 국민적 합의와 타당성 조사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4대강 사업을 생명파괴행위로 규정하며 단호히 반대한다 ▲현 정부는 무지와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생태와 환경, 생명을 위한 국민들의 호소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는 등의 결의문을 채택, 4대강 사업에 대한 불교계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

특히 이번 행사는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후원함으로써 현재 정부가 사전 충분한 검토 없이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4대강 개발사업에 대한 조계종의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생명의 강 살리기 방생법회 결의문 ■ 강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흘러가야합니다 부처님은 일찍이 “모든 땅과 물은 나의 옛 몸이고, 모든 물과 바람은 나의 본체”라고 했습니다. 세상의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 여래의 가르침을 통해 지난날 탐욕과 이기심에 빠져 악업의 굴레를 이어갔던 우리는 진실한 참회의 시간을 갖고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고자 이곳에 모였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대자연이 가져다 준 ‘생명평화의 순리’와 ‘상생의 이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석음, 분노, 탐욕의 독심에 빠져 내 이웃과 사회와 인류의 미래를 훼손하며 살아왔습니다. 산을 뚫고 물길을 막는 것이 내 몸의 뼈를 깎고 혈맥을 막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장의 욕심과 편의를 위해 방관해왔던 우리의 안일함이 엄청난 환경재앙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고 있습니다. 방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자리이타의 숭고한 정신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이러한 반성과 성찰의 울림이 우리 사회 곳곳에 널리 퍼져 나가길 간절히 기원하며, 4대강 개발 사업 등 현 정부 출범이래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추진되고 있는 생명파괴행위가 하루속히 중단되길 간절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주지하고 있듯이 4대강 개발 사업은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바 있는 대운하 사업의 또 다른 이름이며 국토의 생명줄인 강물을 인위적으로 가둬 결국 우리가 딛고 있는 대지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무모한 국책사업입니다. 제대로 된 환경 평가나 예산심의 조차 없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여하는 4대강 사업은 과거에 해왔던 여러 국책 사업과 달리 국토의 근간을 흔들고 자연의 본성을 파괴한다는 측면에서 그 자체가 이미 재앙입니다. 강은 생명체입니다. 인간의 헛된 욕망을 정화하고 새와 물고기 등 생명을 잉태하고 보존하는 생명 그 자체입니다. 한 번 훼손되면 회복하기 힘든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이 강의 줄기를 막고 보를 쌓는 것은 강과 인간 그리고 자연의 순환 고리를 끊는 살생의 과정이며, 어떠한 경제적 논리로도 대신할 수 없는 무거운 악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많은 전문가와 환경단체가 목 놓아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또한 이러한 까닭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남한강의 숨결이 살아있는 이곳에서 무지와 오만에 사로잡혀 국민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는 현 정부의 반생명, 반환경, 비경제적인 개발 사업의 조속한 중단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밝힙니다. -. 우리는 방생의 참된 의미를 살려 친환경 생명수호에 적극 앞장설 것입니다. -. 우리는 국민적 합의와 타당성 조사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4대강 사업을 생명파괴행위로 규정하며 단호히 반대합니다. -. 현 정부는 무지와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생태와 환경, 생명을 위한 국민들의 호소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합니다. 불기2554(2010)년 2월 23일 생명의 강을 위한 연합 방생법회 및 수륙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