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 = 사소한 분노가 됐든 삶을 위협하는 두려움이 됐든 마음속에서 불쑥 감정이 일어날 때, 우리는 그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그 순간 마음이 닫히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인 영적 스승이자 마음 전문가인 페마 초드론은 마음을 겉으로 표출하거나 내면으로 억압하는 대신 그 ‘중간지대’에 두라고 한다. 일어나는 감정에 야단법석 떨지 말고 그저 온화한 태도로 느껴보라고 한다.
페마 초드론은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조금은 낯선 이름이지만 달라이라마, 틱낫한을 잇는 티베트불교의 차세대 스승으로 세계에서 추앙받는 영적 스승이다. 영국의 권위 있는 명상 매거진 <왓킨스Watkins>는 ‘2015년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인물 100인’에 달라이 라마, 프란치스코 교황, 틱낫한 등과 함께 그녀를 선정했다.
이 책은 페마 초드론을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린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로 명상에세이다. 유머와 통찰이 돋보이는 현실감 있는 지혜를 전하는 ‘마음 전문가’로서의 대단한 명성답게 이 책도 ‘마음공부’를 주제로 다룬다. 어떻게 하면 내 안에서 진실하고 자비로운 마음이 깨어나게 할 수 있을까? 자비심을 일깨우는 전제조건으로 페마 초드론은 자신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껴안으라고 한다.
스물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문에서는 ‘문제 삼을 것도 없고 도망칠 것도 없다, 야단법석을 떨지 마라, 확실하다고 믿는 근거를 허물어라,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 마주치는 모든 것들을 깨달음의 연료로 사용하라, 모든 비난을 자신에게 돌려라, 만나는 모든 이가 스승이다, 결과에 대한 모든 기대를 버려라, 가슴에서 우러난 소통을 하라’등의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천 년 전부터 티베트에서 전해지는 59개의 경구(아티샤의 수심요결)를 각 장에서 하나하나 해설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생생하고 날카롭고 힘찬 메시지를 전한다.
페마 초드론은 사마티-위빠사나 명상, 통렌 명상, 로종 명상 등 세 가지 수행법을 통해 삶의 고통에서 도망치지 않고 기꺼이 껴안는 법을,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일깨워준다.
부록에는 티베트에 전해지는 천 년의 지혜, 59개의 경구로 이루어진 아티샤의 수심요결을 수록했다. 또 자기성찰을 위한 질문, 핵심 명상 수행을 심화하기 위한 자료들을 소개해서 마음공부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한문화, 300쪽, 1만4500원
불보살 영험이야기 = “사람이 살다보면 기도나 염불 이외에는 할 것이 전혀 없어지는 실로 무력하기 그지없는 시간이 무수히 찾아옵니다.
……
불교공부와 염불을 병행하십시오. 염불이 지극해지고 지극해지면 드디어는 부사의하고 불가해한 세계의 문이 열리는 때가 찾아옵니다.”
『금강경』 공부를 시작으로 여러 절을 돌아다니며 선지식들로부터 참학한 후에, 불국사 조실 월산 스님으로부터 참선을 지도받고 공부해왔던 저자 이수경의 말이다.
이 책은 간절한 기도로 불보살님들의 가피와 이적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불교의 역사 속에는 이렇게 기도로써 불보살의 영험을 체험한 사례들이 수없이 많이 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책은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 전해오는 대표적인 영험담과 수행 이야기를 모아서 엮은 것이다.
아울러, 옛 스님들과 선사들의 일화들을 모아 한 장(9장)을 엮었는데, 이는 영험담과는 전적으로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 영험담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논리를 뛰어 넘는 이야기라는 공통점과 함께, 영험담류와 구별되는 또 다른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모두 아홉 꼭지로 구성된 이 책의 전반부는 여러 보살과 부처님에게 기도하여 가피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먼저 관세음보살 이야기를 시작으로 문수, 보현보살, 지장보살, 아미타불, 나한 이야기 등으로 분류하여 소개하였으며, 후반부는 윤회와 인과응보에 관한 여러 교훈적인 이야기, 그리고 법화경 신행 이야기와 현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돈에 얽힌 고사들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는 불교의 궁극 목적에 해당하는 ‘대도무문, 대자유에 이르는 길’이란 제목으로 역사 속에서 수행 경지가 높은 도인들의 높은 수행력과 신기한 영험들을 수록함으로써 불보살에게 기도하는 마지막 목적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다.
운주사, 336쪽, 1만5000원
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라 = 아나가리카 무닌드라(1915~2003)는 인도 벵골 지역 출신의 불교 스승이자 학자이며 20세기의 중요한 위빠사나 명상 스승이다. 이름 앞에 붙은 ‘아나가리카’는 출가 승려와 속인의 중간 상태에 머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집 없는 자’라는 뜻이다. 오로지 수행에 집중하기 위해 절이나 가정, 신분과 거처를 갖지 않고 방랑 생활을 하는 실천적 불교 수행자를 의미한다.
40대에 미얀마로 가서 9년간 위빠사나 스승 마하시 사야도 밑에서 배운 그는 인도로 돌아와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때는 유럽과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인도와 동양으로 향하고 있던 시기였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물질주의 가치관에 환멸을 느끼고 동양의 사상과 종교 속에서 삶의 근원적인 해답을 찾고자 했다. 그들에게 무닌드라는 멘토이자 롤모델이 되었다. 그의 삶과 가르침은 그들에게 일생의 감동을 안겨 주었다.
동서양의 수많은 이들에게 명상과 진리를 가르쳤지만 무닌드라는 자신의 절, 자신의 명상 센터, 자기 소유의 거처를 가진 적이 없었다. 다른 절, 다른 명상 센터에서 가르치고, 다른 이가 제공한 작은 공간들에서 평생을 살았다. 그가 머무는 곳, 그의 작은 방이 곧 가르침의 장소였다. 그리고 자신이 가르친 대로 살았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심지어 만난 적 없는 이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한 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 눈앞에 마주한 사람을 직접적으로 가르치고 변화시키는 데 온 에너지를 쏟았다. 그럼에도 그에게서 배운 제자들을 통해 그의 가르침은 전 세계로 퍼져 가고, 그들이 쓴 수많은 명저들로 탄생했다.
무닌드라에게 명상을 배웠던 이 책의 저자 미르카 크네스터는 무닌드라에게 명상을 배웠거나 만난 적 있는 전 세계 200명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해서 이 책을 썼다. 열여섯 개의 장 각각은 마음챙김, 관용, 자애 등과 같은 핵심 용어를 주제로 무닌드라의 가르침과 그에 대한 감동적인 일화들을 풀어 나간다. 그리고 각 장 끝에는 그 장의 주제에 해당하는 용어에 대한 설명을 달았다. 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불교서적 출판사 삼발라에서 출간됐다. 베트남어와 덴마크어로 번역됐으며, 한국어로는 2000년과 2001년 인도에서 무닌드라를 만난 류시화 시인이 번역했다.
연금술사, 464쪽,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