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의혹을 은폐했다. 종헌 종법을 넘어 부처님법과 교단, 신도, 국민을 속이고 있다. 호법부는 왜 작동하지 않는가. 21세기 천만 신도를 바보로 만드는가."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범계 의혹과 관련, 신도들이 주축이 된 비대위가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작동하지 않는 호법부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성월 스님의 퇴출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종단의 정화를 촉구한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용주사 현주지 성월 산문출송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9월 24일 서울 인사동 관훈 갤러리까페 2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퇴출을 촉구했다.

이날 장명순 비대위 상임위원장은 "지난 8월 31일 전강문도회의 임시총회가 산문 봉쇄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성월 스님의 범계 의혹을 알게 돼 제2교구본사가 이 체제로 갈 수 없다는 이유로 긴급히 신도들이 중심이 돼 비대위를 꾸리게 됐다"고 비대위 결성 이유를 설명했다.

이철수 공동대표는 "비대위는 성월 주지의 범계 행위로 출범했지만, 성월 스님은 '산 송장이 될 지언정, 용주사는 절대 못 나간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해 왔으며, 총무원과 용주사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판단돼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기자회견의 개최 배경을 밝혔다.

이러한 비대위의 입장을 반영하듯 기자회견의 현수막에는 '이제 총무원장님 답해야 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철수 공동대표는 경과 보고를 통해 "9월 13일 초하루 법회에서 용주사 측의 평화 집회 방해와 재물 손괴, 폭력 행사 등이 있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비대위의 시위를 방해해 합법적 시위 시설에 대한 절취와 파손을 일삼았다"며 이에 대한 CCTV 증거가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특히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상좌인 용주사 호법국장 탄종 스님이 김형남 대표의 턱을 쥐어잡고, 비대위의 마이크를 부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용주사 측의 행위에 대해 김형남 변호사(교단자정센터 대표)는 "사중에서 신도들의 법회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금시초문'의 해산 경고를 한 데 반해 용주사 측의 현수막을 찢거나 몸싸움을 하는 부분에는 전혀 지적하지 않아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 경기경찰서 측에 감사 청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별 발언 후 호소문을 발표하며 "조계종의 호법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러한 신도들의 노고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주지 선거 당시 금품 선거 의혹이 제대로 조사,처벌되고 호법부가 범계 의혹을 조속히 조치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면서 호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총무원장의 상좌인 용주사 호법국장의 진두지휘 하에 계속적으로 이뤄지는 폭력과 방해 행위 등 범계 행위는 종단의 핵심인 총무원장 스님의 의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판단되고, 성월 주지도 총무원장과의 관계를 공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처님 법이 살아 있고 용주사를 사랑하는 신도들과 뜻을 함께 해준 연대단체들이 있는 한 성월 주지를 퇴출시키도록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21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릴레이시위를 30일 간 진행하고, 만일 천막 훼손 시 고소고발할 방침이며 콘테이너 사무실도 준비 중이다. 또 10월 3일과 4일 용주사에서 열리는 효문화축제에서 퇴출 운동을 벌이고, 10월 10일 이후 셋째 주 중으로 조계종 총무원 청사 인근에서 용주사와 조계종단의 정화를 촉구하는 법회를 봉행할 계획이다. 이번 법회에는 용주사 신도와 불교계 단체들이 참가할 계획이다.

우희종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현수막이나 천막을 훼손하는 행위가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과 종지를 훼손하고 신도들의 순수한 마음을 찢은 사례"라면서 "암도 치료가 불가능할 때 드러나듯 이번 사태가 용주사 만의 범계 문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사부대중은 알아야 한다. 이 같은 용주사 신도분들의 진정한 자정 노력이 발단이 돼 총무원, 조계종, 한국불교 청정수행가풍의 바탕이 될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용주사(주지 성월 스님)는 24일 "용주사 재무국장 법성 스님과 사회국장 일중 스님이 추석을 앞두고  화성시 동부경찰서를 방문해 위문품 라면 100박스를 전달하고, 사회국장 일중 스님이 화산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이웃돕기 후원금품 쌀 2,000kg, 라면 100박스, 현금 500만원을 전달해 100가구에 전했다"고 밝혔다.

용주사는 "지역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수년간 매년 설과 추석이면 후원금품을 전달,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