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을 쌓은 의승군을 기리는 수륙제가 마련됐다.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내 장경사는 10월 11일 오전 9시 남한산성을 축성·수리·방어한 의승군을 추모하는 수륙재인 제4회 의승군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날 문화제는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이 어산어장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미등스님이 도감과 장엄·설단을 맡아 전통 수륙무차평등의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동해 삼화사와 서울 진관사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국행수륙재가 고려와 조선 왕실 위주였던 것과 달리, 장경사 수륙제는 병자호란 후 남한산성을 지켜온 의승군을 위한 수륙재다.

장경사는 이날 문화제 후 오후 4시 30분부터 구절초 음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장경사 주지 진광 스님은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나,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산성 내 불교문화 복원도 이뤄져야 한다”며 “장경사는 남한산성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의승군 추모 수륙재를 비롯해 산성 내 불교문화를 복원하고 계승함으로써 남한산성과 전통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데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한산성은 전국의 의승군과 관군이 각각 구역을 나눠 축성한 이래 1894년 승군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산성 내 9개 사찰에 의승군이 머물며 수리와 방어를 맡았다.

이들 의승군 수륙재는 1930년대까지 한강 이남 총본산 역할을 했던 봉은사에서 열렸으나 일제에 의해 폐지됐다가 남한산성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폐사되지 않은 장경사가 2012년 남한산성 문화원형 복원의 일환으로 복원했다.

장경사는 수륙재 복원을 비롯해 의승군 사료·유적 발굴, 남한산성 내 폐사지 보전, 승영사찰 원형 복원 등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