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추진위원회가 9일 영덕읍 신라약국 앞에서 4만 군민 투표 결의대회를 여는 것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환경위원회(위원장 장명 스님, 이하 환경위)가 8일 성명을 발표해 대회를 지지했다.

환경위는 성명에서 "원전 개수가 줄어드는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며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면서 "영덕 주민들의 핵 발전 저지에 대한 노력과 용기에 격려를 보낸다"고 밝혔다.

환경위는 "천혜의 자연 풍광과 친환경적 농수산업으로 청정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영덕에 핵발전소가 들어오면 영덕 주민의 삶을 위협할 것이므로 영덕 주민들의 반대는 너무나 당연하다"면서 "이는 생존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영덕 군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와 시민단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0-70%의 반대의견이 확인됐고, 공권력을 앞세운 핵발전소 건설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요구했다면서 환경위는 영덕 주민투표추진위원회의 투표 성사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하 성명 전문.

9월 9일 영덕 주민의 탈핵집회 및 주민투표 지지에 대한 성명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는 지난 8월 31일 영덕에 있는 덕흥사에서 지역 스님들과 공동으로 영덕의 신규원전 추진에 반대하며, 영덕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이 된 핵발전을 확대하는 정부의 정책을 수정하라는 요구였다. 지구전체나 국가적으로 봐도 핵발전소는 반-생명적이며, 반-불교적인 일이다. 더욱 수요관리와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이라는 두 가지의 대안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선진국들은 수십년 전부터 탈핵의 길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원전 개수는 줄어들고 있는데도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며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수정되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앞으로 20년 내로 삼척, 영덕, 신고리, 신울진 등 신규원전을 계속 건설하고, 세계 3위의 원자력 대국이 될 것임을 천명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영덕에 신규원전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도 약 30%의 전기가 남아도는 상황이고, 최근 들어서 전기사용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또한 신규원전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해도 송전선 건설의 대안도 마련되어있지 않을 뿐 아니라 수도권의 송전시설이 포화되어 이를 보완하지 않으면 더 이상 전기를 보낼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전기를 절약하는 수요관리와 친환경적인 전기 생산을 증가시키는 방안이 보다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핵발전 확대정책은 수정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핵발전 확대정책의 희생양이 될 것을 우려한 영덕 주민들은 스스로 주민투표추진위원회를 발족하였고, 오는 9월 9일 영덕에서 대규모의 주민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다 알다시피 영덕은 대게와 송이버섯, 그리고 복숭아 등의 특산물로 유명하며, 풍력단지가 있어서 전기 생산 뿐 아니라 관광업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는 지역이다. 천혜의 자연 풍광과 친환경적인 농수산업으로 자연과 더불어 청정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지역에 핵발전소가 들어오면 이러한 친환경적인 영덕의 이미지는 크게 손상을 입을 것이고, 핵사고의 위험, 방사능 물질에 의한 땅과 바다의 오염이 영덕 주민의 삶을 위협할 것이므로 영덕 주민들의 반대는 너무나 당연하며, 생존권의 문제라고 판단된다.

더욱이 영덕 군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와 시민단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여론이 반영되어 60-70%의 반대의견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을 앞세워 억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핵발전소 건설을 막기 위해서 주민들은 주민투표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주민들의 투표 요구를 묵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민들은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주민투표를 실시하고자 하고 있다.

대한 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는 이와 같은 영덕 주민들의 핵발전 저지에 대한 노력과 용기에 격려를 보내며, 주민투표 성사를 위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도모해 보고자 한다. 조계종 환경위원회는 앞으로 영덕의 주민투표추진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투표의 성사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임을 천명하며, 전국의 모든 불자와 사찰들의 이해와 동참을 간곡하게 요청하고자 한다.

2015년 9월 8일

대한불교조계종환경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