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도량 회장 영담 스님과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혜문 스님이 손을 잡았다. 도난․유출된 불교문화재의 환수를 위해서다.

'불교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은 9월 4일 오후 4시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불교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은 해외로 유출되거나 국내에서 유실․방치된 불교 문화재의 제자리 찾기 작업을 목적으로 하는 불교계 단체다.

상임대표에는 국제개발협력기구인 하얀코끼리,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고산문화재단, 삼화도량 등을 이끌며 국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영담 스님(삼화도량 회장)이 선임됐다. 운영위원은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 찾기'를 통해 한국 문화재의 환수 운동을 벌여온 혜문 스님을 비롯, 부명․원오․각명․능원․도응․종호․이암 스님, 양희석 변호사가 맡았다.

'불교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은 발족 취지문을 통해 "1910년 한일 합병 이후 현재까지 일본, 미국, 유럽 등 해외에 유출된 대한민국의 문화재는 대략 16만여 점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불교문화의 가치를 존숭하고 그 정신을 후대에 전승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이어 광복70주년 숙원인 불교문화재 제자리 찾기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불교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은 첫 사업으로 동아대에 소장된 수종사 불상 2구를 본래의 자리인 수종사로 봉안하고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된 매월당 김시습의 사리를 원 봉안처인 부여 무량사로 봉안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먼저 동아대학교 소장 불상과 관련한 민사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 오쿠라(大倉)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평양 율리사지 석탑을 되찾기 위한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불교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은 이밖에도 △해외에 유실된 불교문화재 목록 작성 △세미나 개최 및 자료집 발간 △주요 불교문화재가 유실된 국가(지역)에 방문해 불교문화재 환수 요구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주요 지역에서도 지역본부가 구성돼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영담 스님은 발족식에서 "최근 정치적 입장에서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떠나는 와중에 불이익을 받더라도 문화재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뜻에 혜문․부명 스님 등이 고맙게도 함께 해줬다"면서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힘을 함께 보태 국내․외의 불교계의 잃어버린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노력에 대해 "불교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계몽운동"이라고 덧붙였다. 
 
혜문 스님은 "6㎝ 크기의 아기 주먹 만한 김시습(설잠 스님)의 사리 유골이 부여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현재까지 박물관의 창고(수장고)에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그동안 절 집안의 소극적 대응 때문에 문화재들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이제 정확한 기록이 있는 불교문화재를 중심으로 환수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명 스님은 "수행 위주로 살아온 스님들의 문화재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오늘 이 모임의 발족이 스님들의 문화재 수호 및 환수에 대한 경각심과 새로운 각오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