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정책연구소가 8월 29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승관과 관련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는 성명에서 양양군이 제출한 사업안을 사실상 그대로 통과시킨 국립공원위원회와 환경부에 대해 5개항에 걸쳐 조목조목 비판했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는 “국립공원은 이 땅 자연생태계의 마지막 보루인데도 국립공원 보전 대책에 만전을 기하지는 못할지언정 되레 정부가 나서서 파괴해도 좋다고 승인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설악산 국립공원이 이토록 쉽게 무너지고서야 어찌 다른 자연공원과 산들이 무사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다음은 불교사회정책연구소의 성명 전문이다.

- 국립공원 영산 설악을 정부가 앞장서서 파괴함을 규탄한다!  -

8월 28일 어제 정연만 환경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립공원위원회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안을 찬성12, 반대4, 기권1의 조건부 가결로 통과시켰다.

양양군이 당초 제출한 사업안에 7가지 부분을 보완할 것을 전제로 승인하였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원안 그대로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 국립공원 보전의 책임을 망각한 국립공원위원회와 환경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지적하는 바이다.

첫째, 환경부는 “정상부 탐방로 회피대책 강화방안 강구”를 조건부로 주문하였으나, 인근 탐방로와의 인파 출입을 막기 위한 회피대책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그러한 주문은 의미 없는 보완사항이다. 
 
둘째, “산양 문제 추가조사 및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수립”을 주문하였는데, 이미 삭도 노선지역에 산양이 서식하는 것이 입증된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보호대책임을 알면서도 그러한 조건을 내거는 것은 양심의 소리를 외면한 이중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셋째, “시설 안전대책 보완(지주 사이의 거리, 풍속 영향 등)”을 주문하기도 하였지만, 지자체와 시공사는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공사를 밀어붙일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미 삭도설치 전문가가 케이블카 노선의 지리적 특성상 강풍 시 탈선 가능성 등 안전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의 기관인 중앙정부 기관마저 국민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세월호 사태를 겪고서도 이 정부는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다.
 
넷째, 환경부는 또 “사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객관적 위원회 구성)”을 주문했다. 케이블카 공사로 산지는 훼손되고 동식물의 서식지는 파괴될 것이다. 자연생태계가 이미 파괴된 상태에서 이러한 보완사항은 보완이 아니라 체면치레에 불과할 뿐이다.
 
다섯째, 이 밖에도 “양양군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케이블카를 공동 관리”, “운영수익의 15% 또는 매출액의 5%를 '설악산 환경 보전기금'으로 조성”, “상부정류장 주변 식물보호대책 추진” 등이 보완할 사항으로 제시된 바, 온 국민의 국립공원을 결국 사업 추진자들이 사유화하는 것을 승인하겠다는 것이며, 영산 설악의 심장에 말뚝을 박고 그 생채기에서 흘러나온 피를 팔아 번 돈의 십분의 일 정도는 고통받는 설악을 위해 면죄부용으로 적선하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은 기만이자 술책이며 국민과 국립공원에 대한 모독이다.

국립공원은 이 땅 자연생태계의 마지막 보루이다. 국립공원 보전 대책에 만전을 기하지는 못할지언정 되레 정부가 나서서 파괴해도 좋다고 승인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설악산 국립공원이 이토록 쉽게 무너지고서야 어찌 다른 자연공원과 산들이 무사할 수 있을 것인가.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향후 명산 도처에 케이블카 설치가 유행 될 것이고, 그 후유증은 국토는 물론 국민의 의식과 생활에 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다. 

국립공원 제도가 시작된 지 올해로 48년이다. 그동안 국립공원이 위치한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개발 요구는 끊임없이 있어 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공원개발 요구가 어제 오늘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그러한 끊임없는 요구와 크고 작은 생채기속에서도 지난 48년 간 우리의 국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서의 명맥과 빛을 잃지 않아 온 것은 국립공원 관리를 책임졌던 지난 소임자들의 양식과 윤리가 뒷받침 되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소임자들(국립공원위원회)이 집요한 개발요구를 받아들일 줄 몰라서, 조건을 달 줄 몰라서, 혹은 개발할 방안을 알지 못하거나 예산을 지원받을 줄 몰라서 매번 케이블카 사업안을 부결시켰던 게 결코 아니다.

국립공원은 강원도의 것도, 양양군의 것도 아니다. 국민으로부터 한시적인 기간 동안 국정을 위임 받은 위정자들의 것은 더더욱 아니다. 국립공원이 국립공원인 것은 그것이 온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국민만이 아닌 미래세대를 포함하는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국토환경의 미래와 국민의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번 국립공원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아야 마땅하다. 국립공원이자 영산 설악이기에 그대로 두어야 한다.

아울러, 영산 설악을 지키기 위해 불교계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특히 각 불교단체에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 주시기를 요청드리며, 설악산 국립공원을 지키는 일에 모두 함께 하기를 바란다.

불기2559(2015)년 8월 29일

불교사회정책연구소 法應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