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공사 위원들이 사부대중 공동체를 위한 제언을 쏟아냈다.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도법 스님, 이하 추진위)'가 8월 2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제6차 대중공사를 열고, '사부대중 공동체,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종회의장 성문 스님, 공동추진위원장 지홍 스님, 도법 스님, 불교신문사 사장 주경 스님 등 스님 56명, 재가 37명 등 총 93명이 참석했다.
이날 대중공사는 오전 입재식과 브리핑을 거쳐, 오후 다목적홀에서의 전체토론과 각 모둠별로 참석자들이 한 마디씩 건의사항을 전달하는 모둠토론, 결과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대중공사 참여 위원들은 사부대중 공동체를 위해 재가자와 승가의 대립각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를 위해서는 기득권적 운영방식과 차별 철폐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종훈 스님은 "조계종 사찰의 90% 정도가 비구.비구니가 운영하는데 기득권을 놓으라고 하면 놓을 수 있느냐"면서 "기득권을 놓았을 때 불교계가 제대로 운영될 것인가하는 현실적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사부대중이 사찰을 운영하는 천태종을 비롯해 진각종 등 타종단과 일본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의 운영방식을 분석해 종단이 보완할 사항과 현실을 즉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진 스님은 "승가의 오늘날 문제는 발전을 위한 수행의 사표가 소멸되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이기적 욕망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면서 "사부대중 공동체는 버리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다. 담마 정신에서 모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재가자를 향해 당당해야 할 수 있도록 거짓이 없고 자기를 내려놓는 청정함이 있어야 하며, 재가자는 반드시 승가를 외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경 스님도 "현재 우리 절에서는 스님 5명과 재가자 15명으로 구성된 사찰운영위원회가 가동돼 다수결 원칙에 의해 사찰 살림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스님들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학기 용주사 신도회장은 버리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민학기 씨는 "과다한 불사로 고통받는 사찰도, 건축허가를 받지 않아 과징금을 받는 사찰도 있는 등 낭비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법무사, 세무사 등에 함께 조언을 받고, 자율적 신도회의 임명에 의해 결정되는 재가자 사찰운영위원회로부터 사찰운영의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종 스님도 "운영 비전문가인 스님들은 전문 재가자의 도움으로 사찰을 운영하고, 최종적 관리감독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출가자든 재가자든 수행을 다 같이 하고 스님은 더 열심히 수행하도록 이끌어가야 하며 전법의 경우 스님과 재가자 모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가자는 지금까지 수수방관이다 가끔 권리만을 주장하는데 성실히 운영을 수행할 수 있는 의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개진됐다. 주경 스님은 "승가에 집중된 사찰재정의 80, 90%는 댓가성"이라면서 "재가자들은 이 같은 부분을 따져보고 승가가 양보, 공유하는 부분을 짚어보는 등 승단을 보호하고 넓게 확대하는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구니에 대한 차별 철폐와 승가의 역할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도 오갔다. 상덕 스님은 "비구니 승가가 오히려 사부대중 중 가장 숫자가 적을 것"이라면서 "오늘날 비구니 승가에 대한 차별이 있으며, 개선하지 않는다면 생명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원칠 씨는 "승가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의 아픔을 해결하는 귀의처, 힘들고 고통받을 때 고통이 해결되는 공간, 어렵고 힘들때 힘을 비축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현승 씨는 "사부대중이 각자 자기 맡은 선에서 제발 모두가 정직한 삶을 살라"고 주문했고, 탤런트 선우용녀 씨는 "스님은 스님답게, 재가자는 재가자 답게 살자"면서 사심없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평소의 소신을 밝혔다.
이와 함께 재가자와 재가자의 비판 활동을 소개한 불교계 언론에 대한 날선 목소리도 쏟아져 눈길을 끌었다.
송묵 스님은 "일부 승가의 문제를 전체의 승단으로 비판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재가자의 첫째 역할은 승가를 잘 보필해 성불할 수 있도록 예경.공양하는 것으로,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실천하고 있는지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문 스님은 "불신과 사람을 아끼지 않는 풍토가 만연하기 때문에 승가공동체가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성문 스님은 재가 재야 단체의 비판과 비난은 출가 승단을 더욱 건강히 하고, 변화를 시키고 있는 부분은 인정해야 하지만, "많은 절들이 허리띠를 졸라대고 가람수호를 위해 총력을 다하며 포교를 열심히 하고 있음에도 마치 종단의 대부분이 잘못하는 것처럼 몰아부치는 것은 공동체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당 스님은 "불교는 희망적이고 발전 중임에도 사부대중이, 특히 재가대중이 불교를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을 부정적.비판적으로 접근하니 교계 언론에 비판 기사들만 나열돼 대중들에게 불교가 큰일 나는 것처럼,승가 대중이 어마어마한 문제가 잇는 것처럼 문제가 파생되고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법당 가서 기도하고 가면 끝인 '귀족적 신행생활'을 하는 불자들이 입만 살아, 와주는게 고마워 잘 해주면 나중에 화살과 같은 촌철살인의 가시 박힌 말만 돌아온다며 황망해하는 스님이 많다"고 말했다. 또 "각 지역 사찰에서 잘 하는 스님들은 폐찰을 복원하고 가람불사뿐만 아니라 재정도 키워가는데 왜 부정적인 것만 쳐다보고 대립, 분열만 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마가 스님은 "승가의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첫 번째"라면서 "재가불자들이 출가자를 얼마나 존경하느냐에 따라 불교의 공동체가 형성되기에 재가불자들은 스님을 비난.비판만 하기보다는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경 스님은 "추상적 문제 제기는 소모적 논쟁으로, 종단과 승단에 대한 비판에 의한 피해의식과 재가불자에 대한 두려움, 반감이 커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바른불교재가모임, 종단자정센터 등의 비판이 더러는 승단을 건강하게 만들지만, 승단에 대한 불쾌한 혐오적 비판도 번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경 스님(불교문화사업단)도 "스님도, 출가하고자 하는 사람도 공격적인 언론을 보면서 좌절감과 출가 잘했나 상처를 입고 있다"면서 "스님이 부족할 수 있으니 기다리고, 이해해주며 공격적.부정적 이야기를 지양해 달라"고 강조했다.
종훈 스님은 "현대는 사부대중이 아닌 불교언론을 포함한 오부대중 시대"라면서 "교계 언론들이 정론으로서 여론 형성을 형성하지만, 몇몇 언론은 개인적 사관, 친소관계에 의해 정론을 훼손하고 있으며, 댓글도 황망한 것이 많다. 언론이 제대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