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서울 불광사에서 열린 제5차 100인 대중공사.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복권 판결에 대한 쓴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서의현 전 총무원장 본인이 탈종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종단은 무기력을 보이고 있다. 개혁을 통해 바로서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종단 책임자에게 있다. 문제를 해결하고, 종단 책임자가 자리를 내려 놓으라"(현진 스님)

"법률적 전과정에서 불법이자 탈법이다. 서의현 스님의 재심 판결은 종헌 128조, 호계원법 52조를 각각 위반했다. 멸빈자는 사면시킬 수 없고,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어겼으며 승려대회 결의를 무시했다. 서의현 전 원장의 탈종 선언 등을 묵인했고, 재심호계원의 제척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모든 언론을 통해 낱낱이 공개된 상황에서 초심호계위원의 결정을 송달받지 못했다는 증언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번 재심 결정은 모든 절차를 무시했다." (법인 스님)

"조계종은 대처와 비구의 구분을 짓는 정화를 통해 탄생한 종단이다. 그런 맥락에서 멸빈된 처자가 있다는 이유를 살피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어야 한다. 서의현 전 총무원장은 조계종 정신적 근간을 부정했고 범계를 저질렀다. 스스로 탈종했기에 마땅히 의무와 권리도 같이 박탈됐다. 멸빈 자체를 논의하는 자체가 무의미하다." (서재영)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도법 스님)가 7월 29일 서울 불광사에서 개최한 제5차 100인 대중공사에서는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복권 판결에 대한 쓴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성태용 건국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중공사에서는 재심호계원의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판결을 원점으로 돌리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으나, 법을 우선하기 전에 승가의 화합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이견도 드러나 향후 중앙종회의 내부 결정과정이 주목된다.

기존 대중공사와 달리 모둠토론에 앞서 진행된 전체토론에서 이채은 대불련 회장은 "서의현 사태가 대중공의를 따르지 않은 잘못된 절차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복권 무효화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김형남 변호사는 "호계원이 서의현 전 총무원장이 불사음계를 범한 것을 인정했음에도 3년으로 감형한 것은 재심호계원이 스스로 쿠테타를 일으킨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평범한 일반 재가자들이 바라는 것은 계를 잘 지키고, 종헌종법을 잘 준수하는 승단"이라고 강조하면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을 주제로 한 논의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다. 재심호계위원이 논의를 펴기 전 사퇴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명 스님은 1994년 당시 분신까지 불사하며 불교개혁을 이뤄왔으나 이를 취소하는 판결에 대해 용납을 못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집행위원장, 추진위원장 등 불교광장 승려들이 주축이 된 대중공사에 우려를 표했다.

법매 스님은 "의현 스님 복권은 절차상 성급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광범위하게 종단의 여론을 수렴해서 사면 문제를 신중히 접근하자"고 강조했다.

허정 스님은 "종정 스님이 이 사건에 대해 교시를 내려 치하했다"면서 어른 스님들에게 다시 한번 사실 판단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조계종 종무원인 이석심 총무차장도 이번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너무나 중요한 사항이었음에도 재심호계위원들이 사실 관계 심의를 불과 1시간 만에 치른 판결이었다"면서 재심호계원의 재심의를 주장했다. 또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다루고 자료를 대중에게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선 스님은 "이번 사태는 우리 종단이 과연 5대 지표와 10대 실천강령이 제대로 지켜지느냐의 의문과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의 상징적 의미"라면서 사면의 무효화와 재심호계위원들의 책임 사퇴를 요구했다. 또 개혁정신을 위한 특별기구를 함께 만들어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공의에 의해 결정된 것을 공의 없이 결정한 것은 어불성설이자, 되돌려야 할 사건(김관태)', '판결에 앞서 먼저 대중공사를 열어 논의했어야 한다(윤남진)'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그러나 의현 스님의 재심 판결에 대한 수용적 의견도 일부 개진되기도 했다. 원로회의 사무처장 광전 스님은 "원로의원 스님들은 승려로서 당신의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서의현 스님의 열망에 연민의 감정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원로의원들의 환영의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김인숙 전 불교여성개발원장은 "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합"이라면서 "종단 내에서 대중이 소통하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합이란 이유로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을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표출되기도 했다.

대각회 이사장 혜총 스님은 "승가는 화합이다. 잘못된 것은 경책하고, 걷어들여야 한다"면서 "당할 땐 당하고 풀을 땐 풀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회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퇴휴 스님은 "이 자리의 자비는 우리가 배운 자비가 아니다"면서 "자비를 남발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퇴휴 스님은 이번 판결이 적법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판결의 무효화를 촉구했다. 또 재심호계원들이 책임을 지고, 더 이상의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퇴해달라고 주장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소상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또 중앙종회에서 사부대중을 포함한 위원회를 구성해 징계자에 대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멸빈이란 제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만당 스님은 "과거가 잘못됐다고 해서 인적 구성원을 멸빈을 통해 제거하는 행태는 승가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멸빈은 포괄적으로 규정돼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이어지는 등 크나큰 종단 발전의 손실을 이끌기도 했다"면서 "94년도 개혁은 종단 발전을 위해 잘된 일이었지만 멸빈은 잘못된 방법이었다. 그래서 멸빈 제도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토의하고 개선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은 "서로의 주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과를 이끄는 이 자리가 중요하다"면서 "모든 이야기를 수렴해 입법기구인 중앙종회 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전체토론에서는 위원의 다수가 중앙종회 차원의 조사와 별도의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며, 전국승려대회 개최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삼권분립의 현실에서 총무원장에게 책임을 묻는 발언에 사과하라는 의견도 개진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중공사에는 100인 위원 106명, 초청위원 23명, 참관인 18명 등 총147명이 참석했다. <관련 기사 있음, 하단 링크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