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고 고승 시따구 사야도의 방한 특별법회 첫 법회가 6월 6일 오후 1시 서울 장충동 불광산사 4층 선실(禪室)에서 100여 테라와다 불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법승(法乘, 담마야나) 주관으로 봉행됐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미얀마 불자들도 함께 한 이날 시따구 사야도 초청법회 현장은 메르스로 인해 각종 집회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무기 연기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는 다르게 미얀마 고승의 설법을 경청하려는 불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시따구 사야도가 법회장에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한국인 테라와다 불자들은 ‘큰스님을 찬탄하는 자애송’을 일제히 합송하며 경건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따구 사야도는 미디어붓다 독자들에게는 ‘11일간의 위빠사나 수업’ 연재로 잘 알려진 미얀마 빤딧짜 스님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날 시따구 사야도의 법문은 빤딧짜 스님이 직접 통역했다.  이날 시따구 사야도의 법문 주제는 불자들이 반드시 알고 실천해야 할 3가지, 즉 보시공덕 계율, 지혜를 성취하게 하는 수행을 주제로 진행됐다. 테라와다 불자들의 극진한 예경을 받으면서 법석에 앉은 시따구 사야도는 만면에 그윽한 미소를 머금은 채 설법을 시작했다. 시따구 사야도의 높고 청정한 설법을 미디어붓다의 독자들을 위해 정리했다. 편집자

대한민국에서 삼보를 사랑하는 여러 수행자들께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어 아주 기쁩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담마야나 선원 수행자들에게 생(삶)의 가치, 생(삶)의 핵심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최고의 제자인 지혜제일 사리풋트라, 신통제일 목갈라나 두 수행자는 수행자가 되기 전에는 본래 날란다와 라자가하(왕사성)의 아주 잘 사는 집안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불자라고 한다면 누구나 부처님의 제자들 가운데 최고의 상수제자인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의 고향인 날란다와 라자가하를 반드시 찾아가 보아야 합니다. 이 두 곳에서는 아주 신비하고 특별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지혜제일이 된 사리풋트라, 신통제일인 목갈라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아라한의 지위에 오른 후 부처님의 오른팔, 왼팔 역할을 하신 불교사에서 아주 중요한 분들입니다.

이들이 부잣집 아들로 서로 어울리며 한참 라자가하를 둘러싸고 있는 다섯 산으로 놀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다섯 개의 산은 과거 부처님으로부터 미래에 오실 부처님, 즉 미륵부처님까지 오시게 될 시기리아 산 등 매우 중요한 곳으로 여겨져 온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라자가하의 사람들은 매월 보름이면 각 산마다 해와 별, 달을 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운세를 점치는 것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이 때면 축제가 열렸고 갖가지 공연이나 연극, 제사 등이 열렸습니다. 별이나 해, 달을 보면서 이들을 신으로 섬기며 예배를 올렸습니다. 이런 전통은 그리스와 인도 등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다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었습니다.

이렇게 별이나 달 등을 신으로 섬기는 자들에게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는 물, 불, 천재지변 등을 거론하면서 두려움을 조성해서 사람들에게 믿음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욕심, 즉 돈과 재물 등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면서 사람들에게 믿음을 유지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의지처로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혜롭지 못한 사람들은 욕심과 성내는 마음으로 이같은 의지처를 찾았고 이런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에 의지하는 종교는 모두 사기성 종교들입니다. 이런 종교들이 부처님께서 오시기 전에는 매우 성행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런 종교들 중에 대표적으로 6개의 무리의 지도자들, 즉 6사외도를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6사 외도들의 사견은 크게 62가지로 구분되어 알려져 있습니다. 62가지에서 더 확대되면 162가지 사견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이 소속된 수행단체의 이름이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담마야나’라면 이들의 모음은 ‘아담마야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웃음)

담마야나의 수행자들을 위해 제가 오늘 이 62가지의 삿된 견해를 일일이 밝혀 버리도록 해야 하겠지만, 시간 관계상 다 말씀을 드릴 수는 없고 대표적인 3가지만,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의 이야기를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래의 부처님 상수제자가 될 두 젊은이(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는 부잣집 아들들로, 매월 보름날이 되면 라자가하를 둘러싸고 있는 다섯 개의 산을 찾아서 즐기곤 했습니다. 어느 날 이 두 젊은이는 공연이 열리는 곳을 찾았는데, 조금 늦어 맨 뒤편에서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맨 뒷자리에서 공연을 보고 있노라니,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연기자는 물론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다 한 눈에 볼 수가 있었습니다.

두 젊은이는 공연을 보면서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이들은 담마야나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으므로, 담마야나적 생각을 한 것입니다. 즉 연극을 하는 배우들이 울면 관객들도 따라서 울고, 배우들이 웃으면 관객도 웃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두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배우들의 공연은 현실을 연기다. 공연에서 보여주는 내용은 연기일 뿐 사실이 아니다. 그런대도 사람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따라 웃기도 울기도 한다.  거짓에 울고 웃는다. 우리들의 삶도 저 연극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언젠가 다 죽게 될 텐데 거짓을 따라 울고 웃고 있는 것이다. 우리네 삶이 다 한바탕 연극이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이처럼 잘되면 웃고, 잘 안 되면 울고, 그렇게 울고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 저의 법문을 듣고 있는 담마야나 수행자 여러분도 다 마찬 가지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분들 가운데 앞으로 100년 후에 살아 있는 분이 있을까요? 틀림없이 다 죽을 겁니다.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도 라자가하의 산에서 열리는 연극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것입니다. 두 사람은 여기서 더 나아가 죽는 법이 있다면, 죽지 않는 법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반드시 죽지 않는 법이 있을 것이라는 바로 이 생각이 지혜로운 생각, 사려 깊은 생각입니다. 바른 사유입니다. 여러분들도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와 같이 생각을 내어야 합니다. 그들은 당시 이런 생각을 내어 훗날 부처님의 상수제자가 되는 인연을 지은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 깊이 생각해보니, 어차피 우리는 100년 안에 다 죽는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에 살아 있을 사람은 이곳에 아무도 없다. 죽음 앞에서는 다 같다. 차별이 없이 누구나 죽는다. 그렇다면 연극같은 이 세상에 부질없이 살다가 죽어가느니 죽지 않는 법을 찾아야겠다. 이런 생각을 내야 하는 것이지요.

두 제자는 그날 이후로 죽지 않는 법은 어떤 것일까? 늘 생각에 잠겼습니다. 공연을 보며 연극배우들의 연기에 따라서 울고 웃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연극이 가짜이듯이, 사람들의 삶도 거짓일텐 데, 왜 저 사람들은 참된 삶, 즉 죽지 않는 법을 찾으려 하지 않는 것일까? 왜 순간의 즐거움과 쾌락에 빠져 멀리 보지 못하는 것일까? 생각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한 두 사람은 산 정상에서 내려왔습니다.
 
한국의 인구가 5천만 명쯤 된다고 들었습니다. 5000만 명이 잘 살든 못 살든 간에 웃고 울으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사는 모습이야 제각각 다르지만 100년 안에 대부분 죽는다는 것은 같을 것입니다. 100년 후에는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다 죽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죽음을 기다려야 할까요? 죽지 않는 법을 찾아야 할까요?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 두 친구는 산에서 내려와서 수행을 하려고 출가를 했습니다. 이들이 출가한 시기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기 1년 전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사견을 펴는 스승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부처님께서는 부다가야에서 깨달음을 얻은 후 7주 동안 깨달음 것을 되새기며 선열정에 들어 있었고, 그 후 함께 고행수행을 하던 도반이 있는 바라나시로 향했습니다. 그래서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와 부처님은 부처님 성도 직후에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부처님은 바라나시에서 다섯 명의 고행도반을 교화하는 초전법륜을 굴리셨고, 5비구는 차례로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이어 부처님은 야사 등 재가불자 60명을 출가시키며 지도하면서 바라나시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는 부처님을 만날 수 없었으므로 6사 외도 중의 한 분이었던 산자야를 찾아가 제자가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스승 산자야의 가르침을 일주일 만에 모두 통과하였지만, 그들이 찾던 죽지 않는 법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두 사람은 마치 콩이나 깨로 짜야 하는 기름을 돌덩이를 가지고 짜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산자야의 가르침은 사견에서 출발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산자야 외에 나머지 다섯 분의 외도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 각자 진리를 찾아 나서기로 한 후 누구 든 먼저 목적을 이룬 사람이 그 법을 가르쳐 주기로 하자는 약속을 하고는 일단 산자야의 수행처에서 머물기로 하였습니다.

두 친구가 죽지 않는 법을 찾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나시 인근 사르나트에 있다가 10월 보름 우안거가 끝날 때쯤 이사 등 60의 아라한들에게 ‘전도명령’을 내려 전법의 길을 떠날 것을 지시하고 당신도 우루벨라로 향했습니다. 이 때 5비구 중에 가장 늦게 아라한이 된 앗사지는 라자가하(왕사성)으로 전법을 위해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하고, 깊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는 부처님의 최고의 제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잘못 만나서 참 진리를 찾지 못한 점입니다. 또한 아무리 좋은 제자와 좋은 뜻, 좋은 목표를 가졌더라도 사견을 가진 스승을 만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살펴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어느 날, 사리풋트라는 라자가하에 도착해서 탁발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는 앗사지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사리풋트라는 앗사지의 모습을 보자마자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수행자들과는 걸음걸이부터 표정 등 그 위의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수행자 앗사지의 위의에 사리풋트라는 자신도 모르게 따라가서 묻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무엇인가 다릅니다. 가사와 걸음걸이, 표정 등이 여느 수행자들과는 다릅니다. 평화롭고 고요하며 정숙합니다. 스님은 어떤 스승을 모시고 공부하십니까?”

이에 앗사지가 “저의 스승은 부처님이시고, 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잘 전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에 사리풋트라는 어느 것이든 아는 대로 알려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앗사지는 그러자 “모든 일어나는 현상은 원인에 의해 일어나며”라고 읊었습니다. 사라풋트라는 게송의 한 구절을 듣자마자 마음속에 희열이 솟구치며 진리에 대한 안목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그 한 줄의 게송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 배후에 있는 수많은 진리를 능히 유추해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리풋트라가 법기임을 눈치 챈 앗사지가 게송의 다음 구절을 읊어주었습니다.

“또한 원인에 의해 사라진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은 부처님의 최고 상수제자인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가 부처님의 첫 제자들인 5비구 중에 가장 막내를 통해서 부처님을 만나는 것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합니다. 다 알다시피 앗사지는 5비구 중에 막내이며 가장 늦게 아라한의 경지에 오른 분입니다.

앗사지는 사리풋트라에게 4성제에 대한 게송을 전해주었습니다. 이 게송은 그러니까 사리풋트라가 사견을 버리고 바른 견해를 갖게되어 마침내 부처님의 상수제자가 된 게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리풋트라는 이 게송을 깨달아서 견해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아는 것에 대하여 틀린 것이 사라졌습니다. 또한 삿된 견해, 삿된 믿음, 삿된 앎이 사라졌습니다. 사리풋트라는 앗사지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듣고는 그 자리에서 수다원이 되었습니다.

기쁨에 들뜬 사리풋트라는 산자야의 사원 입구에서 친구 목갈라나를 만나 약속대로 앗사지로부터 들은 이 가르침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러자 목갈라나도 똑 같이 수다원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담마야나의 불자님들도 앗사지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서울 거리로 나아가 사람들에게 법문을 해주어야 합니다. 스님들로부터 배운 진리를 전해주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를 비롯하여 산자야의 제자 250명이 모두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우루벨라에서 교화한 가사파 삼형제와 그 제자들 1,000명을 이끌고 라자가하로 오셨습니다. 부처님은 마가다국 빔비사라 왕이 기증한 죽림정사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는 자신들을 따르는 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죽림정사로 가려고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스승 산자야에게 비로소 참 스승을 찾게 되어 떠나려고 한다면 산자야도 함께 갈 것을 권했지만 산자야는 거절을 했습니다. 산자야처럼 유명한 스승은 자신이 잘못되었고 사견을 가졌음을 알면서도 그 지위와 명성을 버리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는 너희들은 떠나도 이 세상에 자신을 따를 지혜롭지 못한 자들이 얼마든지 많다며, 나는 걱정이 없으니 너희들이나 가라며 끝내 거절을 했습니다.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가 죽림정사에 도착하자, 부처님과 함께 이곳에 머물던 1000여명의 제자들이 따뜻하게 맞이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를 비롯해 250명의 새로운 제자들에게 스승은 누구였는가를 물었습니다. 이들은 산자야의 제자들이며, 스승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들을 위해 설법했습니다.

부처님은 이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핵심인 바른 생각과 바른 견해를 가져야 하며, 그 외의 껍질은 버려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또한 누구나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러므로 계율을 지키며 도덕적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며 계율을 지키며 하루를 사는 것이 계율을 깨고 100년을 사는 것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보시도 마찬 가지이다, 이것이 내 생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고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또한 오온의 행식음 ‘지혜’ 즉 빤냐이며 지혜를 꼭 성취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사리풋트라와 목갈라나, 그리고 250명의 수행자들은 부처님의 보시와 지계와 지혜, 즉 생의 3가지 핵심에 대한 가르침을 듣고는 모두 니르바나를 성취하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담마야나 수행자 여러분도 보시행보다 더 값진 재산은 없으며, 계율보다 더 훌륭한 삶은 없고, 지혜보다 더 높은 가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미얀마의 고승 시따꾸 사야도의 담마야나 주최 초청 법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설법을 받아적은 것이므로 일부 세부적인 표현에 있어서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