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으로 종로구 일대 무료급식소가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16일 원각사 무료급식소에 몰린 어르신들이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서울 종로 일대 무료급식소가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원각사가 운영 중인 무료급식소에 저소득층 어르신이 몰리고 있다. 원각사에 후원의 손길이 절실히 요구된다.

서울 종로4가에 자리한 천사무료급식소는 지난 10일부터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저소득층 어르신을 위한 무료급식을 잠정 중단했다.

이 일대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서울노인복지센터도 메르스 확산에 따라 15일부터 21일까지 임시 휴관에 들어가면서 무료급식도 함께 중단됐다.

종로 일대의 다른 급식소들도 거의 임시 휴관에 들어가면서 어르신들이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원각복지회(회장 원경 스님)가 운영 중인 서울 원각사 무료급식소로 몰려 원각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원각사에 따르면, 18평 규모의 무료급식소에는 메르스 전 하루 평균 140명의 어르신이 다녀갔으나, 메르스 확산에 따라 인근 급식소가 휴관하면서 하루 최소 인원 200, 평균 220명을 넘어섰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방문하는 어르신이 점점 많아지면서 필요 식자재가 늘어나고 있지만, 후원금은 운영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메르스 확산에 따라 외부 출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봉사자들이 줄고 있어 원각사 신도와 관계자가 모두 투입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럼에도 원각사는 최대한 어르신들이 배고픔을 겪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메르스가 만일 지역사회감염으로 확산된다면 임시 휴관 대신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주먹밥이나 대체식품 등을 나눠주는 계획도 검토하며 메르스 확산에 대한 정부 발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각사 무료급식소에 대한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과 후원이 절실한 상태다. 자원봉사와 후원을 원하는 불자, 단체 등은 원각복지회(02-762-4044)로 연락하면 된다.
 
원각사는 전 주지 보리 스님의 원력으로 1994년부터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끼니가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해왔다. 올 2월 보리 스님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지난 3월 2일 문을 닫았으나 신도 강위동 씨로부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심곡암 주지 원경 스님의 원력으로 문을 닫은 지 한 달 만에 다시 문을 열고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무료 점심을 대접해왔다. <관련기사 있음, 기사 참조>

한 어르신이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찾아 비빔밥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찾기 위해 어르신들이 건물 밖 인도에 줄지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