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아함경
학담 스님 평석, 한길사
568쪽, 2만2000원

『아함경』은 초기 불교의 경전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붓다의 제자 가운데 많이 들음[多聞]으로 으뜸인 아난다가 기억한 붓다의 생생한 육성의 법문을 500장로가 합송(合誦)의 형식으로 공인하여 기록한 최초의 경전이다. 산스크리트어 원전은 남아 있지 않고, 한역된 네 아함만 남아 있다. 장아함 30경, 중아함 222경, 증일아함 473경, 잡아함 1,362경이다.

많은 불전 해석서의 편저자인 학담 스님은 작년 여름, 한길사 38주년 기념 기획으로 『학담평석 아함경』을 출간했다. 전 12책 20권, 권당 1,000여 쪽, 원고지 4만여 매에 달하는 그 책은 내용이 깊은 만큼 분량이 방대했다.

학담 스님이 이번엔 『한 권으로 읽는 아함경』(한길사)을 펴냈다. 21일 교계기자간담회에서 스님은 “『학담평석 아함경』으로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음에도 대중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웠다.”면서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아함경』의 참뜻을 한 권으로 담아낸 입문서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학담평석 아함경』의 ‘서문’에서 입문서에 해당하는 한 권의『 아함경』을 가려 뽑아 발간하겠다고 했었다.

이 책의 모태는 학담 스님의 전작 『가려 뽑은 아함경』(조계종출판사, 1992)과 『학담평석 아함경』(한길사, 2014)이다. 어려운 한문 투로 경을 해석한 『가려 뽑은 아함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담평석 아함경』의 방대한 분량을 한 권에 체계적으로 담아 독자에게 더 쉽게 다가가도록 했다.

“조계종출판사에서 이미 발간되었던 『가려 뽑은 아함경』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되 번역은 온전히 새롭게 했습니다. 각 장마다 이끄는 글을 새롭게 다듬고 마이트레야 붓다의 새로운 정토 건설에 관한 경을 보완하고, 모든 경에 『학담평석 아함경』의 풀이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한 권으로 읽는 아함경』은 『학담평석 아함경』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삼보의 체제로 아함경을 살펴본다’는 점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네 아함, 다섯 니카야로 방대하게 전해지던 『아함경』의 내용을, 삼보의 관점, 즉 불(佛), 법(法), 승(僧)으로 바라본다. 책 전체를  ‘귀명장’ ‘불보장’ ‘법보장’ ‘승보장’ 이라는 네 개의 체제로 나누고  대승불교의 관점에서 ‘아함’을 완전히 해체해 재조합했다. 각 장의 도입에 ‘이끄는 글’을 붙이고, 절의 시작에 다시 소개 글을 붙였다. 본문에서는 경의 제목을  • 로 표시하고, 스님의 해설을 통해 경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은 저자와 출판사가 대중에게 한 약속의 실현이며, 세간 역사의 마당 대중에게 바치는 헌공의 뜻을 갖습니다. 이 헌공의 정성이 다시 아가마의 문자반야가 세간에 널리 회향되는 새로운 씨앗이 되고, 가볍고 들뜸만으로 치달리는 세간 정서의 흐름을 진리바다에 돌이켜 들어가도록 이끄는 나침반이 되길 바랍니다.”

스님은 마하야나[大乘]에 의해 아가마[阿含]를 풀이하듯 아가마에 의해 마하야나의 경전을 풀이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래서 요즘 동아시아 한문불교권에서 천태를 이어 회통불교의 위대한 선각자인 우리불교 원효의 저작을 해석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 기초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효해석이 대중 속에 회향되고 어려운 한문불교의 용어들이 우리말 말씀의 꽃으로 피어날 때, ‘아가마와 마하야나 그 뜻의 돌아감[旨歸]이 둘이 아니다’라는 우리들의 주장은 비로소 역사 속에서 검증될 것입니다.”

그 결과물 중의 일부인『대승기신론소』, 『금강삼매경론』 등에 관한 책이 내년 초 나올 예정이다.